서경골프 골프일반

와이파이 티샷에도…꺾이지 않은 '뚝심'

■황유민, KLPGA 두산건설 챔피언십 우승

14언더●'복귀' 박혜준과 1타차

후반 9홀 페어웨이 안착 한번 뿐

12번홀 3.5m 파 퍼트가 결정적

'마인드 컨트롤' 승리…2승 목표

황유민이 7일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우승 확정 뒤 활짝 웃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KLPGA황유민이 7일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우승 확정 뒤 활짝 웃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황유민이 7일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우승 뒤 시상식에서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 제공=KLPGA황유민이 7일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우승 뒤 시상식에서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황유민(21·롯데)은 지난해 100점짜리 데뷔 시즌을 보냈다. 우승과 준우승 한 번씩에 3위도 두 번 있었다. 그런데도 지난 시즌 최고 루키는 아니었다. 신인상은 우승 없이 꾸준하게 포인트를 모은 김민별이 가져갔고 우승 트로피는 방신실(2개)이 더 많이 챙겼다.



만족보다 아쉬움을 더 많이 얘기하며 첫해를 떠나보낸 황유민은 2년 차 시즌을 신인의 자세로 준비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군단의 에이스인 김효주와 겨울 훈련을 함께하며 노하우를 배웠다. 그러면서 세운 새 시즌 목표는 첫해보다 더 많은 우승과 미국 진출. 아쉬움을 동기부여 삼은 황유민이 국내 개막전인 시즌 세 번째 대회부터 트로피를 챙기며 2024시즌의 여왕 후보로 이름을 높였다.

황유민은 7일 제주 서귀포의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끝난 두산건설 We’ve(위브)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상금은 2억 1600만 원.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7월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 우승에 이은 통산 2승. 첫해보다 석 달이나 빨리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사흘 연속 노 보기 플레이를 계속하며 2타 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황유민은 티샷이 흔들려 큰 어려움을 겪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고작 35%(5/14)였다. 드라이버 샷이 주로 왼쪽으로 쏠렸고 왼쪽을 의식해서인지 오른쪽으로 치우치는 샷도 몇 차례 나왔다. 한마디로 일관성 없이 ‘와이파이’로 날아갔다. 그런데도 경기가 끝나고 나니 우승자는 2위와 1타 차의 황유민이었다. 티샷 미스 뒤 다음 샷을 잘했고 무엇보다 그린에서 버디 같은 파 퍼트를 고비마다 성공해 기어이 1타를 줄였다. 위기관리의 승리였다.



이날 나갈 뻔했던 공이 둔덕이나 카트 도로 경사의 도움으로 살아난 게 다섯 번이나 됐다. 그렇게 얻은 행운을 황유민은 매 번 기회로 연결하며 끝내 연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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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민이 7일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우승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황유민이 7일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우승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3번 홀까지 보기만 2개를 범한 황유민은 이후 버디만 3개를 잡으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급격히 휘청댔다. 페어웨이에 들어간 공이 9홀 동안 1개뿐일 만큼 드라이버 샷이 불안했는데 그런데도 황유민은 ‘올 파’를 지켰다.

12번 홀(파4)이 결정적이었다. 왼쪽으로 휘어져 나간 티샷이 내리막 언덕을 타고 안쪽으로 굴렀다. 이 홀에서 황유민은 3.5m의 까다로운 파 퍼트를 넣어 3타 차 선두를 지켰다. 13번 홀(파5) 티샷은 오른쪽으로 갔는데 이내 안전한 구역으로 들어왔고 두 번째 샷은 왼쪽으로 나가나 했는데 경사를 맞고 역시 안쪽으로 들어왔다. 추격자 박혜준의 13번, 14번 홀(파3) 연속 버디에 1타 차까지 쫓겼지만 꼭 넣어야 하는 파 퍼트를 넣어 공동 선두를 허용하지 않았다. 15번 홀(파5) 3.5m 파 퍼트도 넣은 황유민은 18번 홀(파4)에서 박혜준의 버디 실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300야드 초장타도 치는 황유민은 막판에는 240야드대로 달래서 치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 후 그는 “하루가 너무 길었다. 후반에 티샷이 많이 흔들렸고 골프 치면서 이 정도로 몸이 경직된 적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고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어 “작년에 왼쪽으로 실수가 잦았어서 왼쪽으로 휘는 공이 무서웠다. 12번 홀에서 그게 나온 뒤로 긴장이 커졌다. 지금 드는 감정은 안도감뿐”이라며 “‘너만 너를 믿으면 된다’는 캐디 오빠의 말대로 이겨내려 했다. 시즌 2승 이상이 목표”라고 했다.

지난해 드림(2부) 투어로 내려갔다가 1부에 복귀한 박혜준은 13언더파 2위에 올랐다. 데뷔 후 최고 성적이다. 박현경이 강지선과 함께 12언더파 공동 3위이고 문정민은 10언더파 공동 6위다. 징계에서 돌아와 1년 9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른 윤이나는 2언더파 공동 34위로 마쳤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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