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책 실종되고 “대파” “법카” 설전만…정서적 양극화 벗어날 때다


5~6일 진행된 22대 총선 사전투표가 역대 총선의 최고치인 31.28%의 투표율로 마무리됐다. 극한 대립 정치의 와중에도 유권자들이 주권을 적극 행사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여야는 정책·비전 제시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원색적인 막말로 상대를 적처럼 공격하는 네거티브 설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물가 정책을 희화화하기 위해 대파 등 농산물까지 들고 투표소에 가도록 지지층을 부추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며 투표소 대파 반입에 제동을 걸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일 “입을 틀어막는 ‘입틀막’도 부족해 이제는 ‘파틀막’까지 한다”고 선동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마음속에 대파를 품고 투표했다”고 거들었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조 대표 등을 겨냥해 “일제 샴푸, 위조된 표창장, 법인카드, 여배우 사진을 들고 투표장에 가도 되겠나”라고 맞받아쳤다.



공직선거법은 투표소 내부는 물론이고 투표소 반경 100m 내에서는 통상적인 ‘투표 참여 권유 행위’까지 제한하고 있다. 해당 구역 내에서는 소란한 언동도 금지된다. 이처럼 공정하고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선거법이 규정한 투표소를 정치권이 네거티브 싸움의 공간으로 악용하는 것은 역대 어떤 선거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그만큼 한국 정치가 양극단으로 분열돼 막장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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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이 자정 능력을 잃고 원칙에서 벗어나고 있으므로 유권자가 정치의 궤도 이탈을 막고 상식의 정치를 복원하는 최후의 보루로 나서야 한다. 우선 국민들의 정서적 양극화를 조장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여야의 편 가르기 정치에서 벗어나는 일이 절실하다. 정치를 정상화하려면 현명한 유권자들이 중대한 법적·도덕적 흠결이 있거나 막말을 일삼는 후보들과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등 헌법 가치에서 벗어난 후보들을 투표로 걸러내야 한다. 이와 함께 경제와 민생을 위해 국민의 대표자로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도덕성을 갖춘 후보들을 선택해야 지속 가능한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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