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인플레이션 안 끝났다…美 금리인하 ‘더 늦게, 더 조금’ 유력

3월 CPI, 인플레이션 둔화세 멈춰

6월 금리 인하 확률 19%로 ‘뚝’

서머스 전 장관 “금리 인상 가능성있다”

美 10년물 금리, 올들어 첫 4.5% 돌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멈췄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가 더 늦게, 더 천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AFP연합뉴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멈췄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가 더 늦게, 더 천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 상승세 둔화) 추세가 멈췄다. 예상을 웃도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시장은 6월 금리 인하 기대를 접기 시작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르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마지막 여정에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발표된 3월 CPI는 전년 대비 3.5% 증가해 전월(3.2%)보다 올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3.8%로 전월과 같았지만 속내는 다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근원 CPI의 추세를 알 수 있는 3개월 연율 상승률은 전월 4.2%에서 3월 4.5%로 오름폭이 커졌다.

인플레이션 추세를 확인하기 위해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이 별도로 산정하는 ‘16% 절사(trimmed-mean) CPI’도 전월 3.51%에서 3월 3.61%로 상승 폭이 가팔라졌다. 이 지표는 가격 변동폭이 큰 상하위 16%의 항목을 제외시켜 인플레이션의 전반적 추세를 볼 수 있는 데이터다. 2022년 9월 이후 올 2월까지 17개월 연속 둔화했지만 3월 들어 다시 상승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 예상보다 높았던 1월과 2월의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 “계절적인 영향”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만 3월 CPI마저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더 이상 계절적 요인으로 치부하기 어려워졌다. 전체 CPI에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은 전월 대비 또다시 0.4% 올랐으며 에너지 가격은 CPI 전체 상승률 중 0.8%포인트를 더했다. 무엇보다 자동차보험료는 전년 대비 20% 급등세를 보였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수석미국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지금 점도표를 내놓는다면 아마도 올해 세 차례가 아닌 두 차례 인하를 전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3월 FOMC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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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6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57.4%에서 이날 18.6%로 급감했다. 전날까지 세 차례였던 연내 금리 인하 전망도 현재 1~2회로 줄었다. 올해 6월부터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내다봤던 골드만삭스와 UBS는 이제 각각 7월과 9월부터 두 차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심지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연준의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일 수 있다”며 “가능성은 15~25%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전망이 흔들리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치솟았다.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4.97%로 22bp 올라 지난해 3월 27일 이후 일일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20bp 가까이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연 4.5%를 넘어섰다. 2022년 9월 이후 최대 일일 증가 폭이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09% 떨어지는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한편 11일 발표된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시장 예상(0.3%)을 소폭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전문가 전망치(0.2%)에 부합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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