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이창용 "사과값, 유통 개선만으로 한계…수입 통한 해결 고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애플플레이션(사과+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통화·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높은 것은 기후변화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며 “금리로 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정부가) 재배 면적을 늘리고 재정을 쓴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배 면적을 늘렸는데 기후가 좋아서 농산물 생산이 늘어나면 가격이 폭락해 생산자는 어려워진다”며 “반면 기후가 나빠졌다고 하면 재배 면적이 넓더라도 생산량이 줄어 보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정책의 불합리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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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에 불과하지만 최근 2~3개월 CPI 상승의 30%가량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과실 역시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그치지만 최근 상승률의 19%가량 영향을 줬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이 총재는 유통 구조 개선만으로 농산물 가격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며 수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많은 분이 유통을 개선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데 기후변화 때문에 생산량이 줄면 한계가 있다”며 “기후변화가 심할 때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금 같은 정책을 계속 수립할 것인지 아니면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국민의 합의점이 어디인지를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호주·일본 등으로부터의 사과 수입은 35년째 진전이 없다. 1989년 호주를 시작으로 일본·독일·미국 등이 신청했지만 8단계로 구성된 한국의 ‘수입 위험 분석 절차’를 통과하지 못했다. 외래 병해충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목적인데 국내 사과 생산 농가의 반발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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