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과 해군 핫라인 설치에 합의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현지 시간)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11일 베트남 북부의 중국 접경 지역에서 판반장 베트남 국방장관과 만나 남중국해 담당인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와 베트남 해군 간 핫라인을 설치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해군 수장들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위험성을 관리하는 체제 구축에 뜻을 모은 지 약 3년 만에 핫라인 개설에 합의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리상푸 전 국방부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둥 국방부장은 이번에 처음 해외를 방문했다. 그는 해군 사령관 출신으로 “중국은 베트남과 기꺼이 손잡고 서로의 핵심 이해관계와 주요 관심사에 대해 확고히 지지하고 양국 군 간의 전략적 상호 신뢰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장 국방장관은 “중국은 항상 베트남 대외 정책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였다”고 화답했다. 양국은 남중국해에 인접한 통킹만에서의 합동 순찰 등 교류와 협력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최근 필리핀과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 필리핀명 아융인) 등을 둘러싸고 충돌을 빚고 있다. 이에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에서 3국 정상회담을 열고 남중국해 등지에서 합동 군사훈련 실시 등을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합의로 베트남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는 한편 필리핀 압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베트남은 1월 마르코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 때 필리핀과도 남중국해 사고 예방, 해양경비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