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차량용 납축전지 판매기업 세방전지(004490)의 주가가 올 들어 급등하는 등 호조세다. 전기차와 수소차가 ‘캐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인 수요 정체기)’의 늪에 빠진 사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혜택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테슬라의 감원 소식까지 겹친 전기차와 수소차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세방전지는 이날 9만 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60.65% 증가한 수치다.
증권 업계에서는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호황 속 세방전지의 주력 판매 상품인 고성능 흡수성 유리 매트(AGM) 배터리 매출 증가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동차 산업동향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올 1분기 국내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39.6% 증가한 11만 1766대가 팔렸다. 해외시장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8만 423대가 팔리며 선방했다.
반면 지난해 전기차는 역성장을 보이며 체면을 구겼다. 올 1분기 국내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9.4% 감소한 2만 5416대가 팔렸고 해외 수출량 역시 전년보다 9.8% 감소한 8만 2478대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종목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실제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23.44% 급락했다.
한때 전기차와 함께 미래산업으로 주목받던 수소차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 1분기 국내 수소차 판매는 겨우 615대에 그쳤다. 수출은 19대에 불과했으며 3월 판매량은 단 1대에 머무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수소연료전지 생산 기업인 두산퓨얼셀(336260)의 주가는 올 들어 21.34% 빠졌다.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하이브리드 차량의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고금리 지속으로 소비경기 둔화 △높아진 실질 전기차 가격 부담 △각국 정부의 보조금 중단 등으로 전기차 시장의 정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전환의 공백기인 올해는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