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ASML에 울고 TSMC에 웃고…반도체株 출렁

업황회복 지연 우려로 하락 출발

실적개선 기대·환율 진정에 반등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일제 상승

전문가 "하반기 본격 이익 개선"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올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올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국내 반도체 업체의 주가가 네덜란드의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독점 생산 업체인 ASML과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의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크게 출렁거렸다. 투자 전문가들은 당분간 관련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0.89%, 2.01% 상승한 7만 9600원, 18만 23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만 하더라도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외국인투자가가 매수 우위로 돌아선 덕분에 장중 한때는 8만 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도 장중 내림세를 극복하고 사흘 만에 18만 원대 주가로 돌아왔다.



두 종목 외에도 한미반도체(042700)(4.62%), LX세미콘(108320)(0.52%), 주성엔지니어링(036930)(1.45%), HPSP(403870)(3.77%), DB하이텍(000990)(0.60%) 등도 상승 마감했다. KRX 반도체지수도 1.94%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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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가가 요동친 것은 글로벌 주요 업체들의 실적과 시장 전반의 거시 지표가 혼선 양상을 띠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7일(현지 시간) 발표된 ASML의 부진한 1분기 실적이 반도체 불황 지속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국내 관련주들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ASML의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26.9%, 40.2% 급감했고 2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비디아(-3.87%), AMD(-5.78%), ARM(-11.99%) 등 글로벌 반도체주들이 줄줄이 추락했다.

장 초반 급락 흐름을 보이던 국내 반도체주들은 환율·금리·유가가 진정되자 반등을 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TSMC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반도체주의 반등은 코스피(1.95%)와 코스닥지수(2.72%) 전체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TSMC는 이날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5%, 8.9% 증가한 5926억 4400만 대만달러(약 25조 4000억 원), 2255억 대만달러(약 9조 5837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 상향, 반도체 업황 개선 시점 지연 우려 등이 호재와 악재로 뒤섞이면서 주가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이날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817억 원어치 사는 대신 SK하이닉스는 253억 원어치 순매도했고 기관은 SK하이닉스는 155억 원어치 사들이고 삼성전자는 68억 원어치 내다팔았다. 전문가 대다수는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호전될 시점은 올 하반기로 지목했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에 대한 단기 수주 불안이 관련 주가에 영향을 줬다”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신규 주문이 늘어나면서 업계 이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반도체 업종이 사실상 단독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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