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10억명 민심 모은다' 인도 총선…‘모디 3기’ 유력

19일 총선 1단계 돌입…102개 지역구 투표

모디 승리 땐 네루 초대 총리와 어깨 나란히

10년 집권기 ‘연평균 7%’ 고속 성장 무기

야권, 비전 부재·내부 분열로 신뢰도 잃어


유권자 10억 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 총선이 19일(현지 시간) 시작됐다. 인도는 이날부터 무려 44일간 실시되는 7단계 선거를 통해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 ‘록사바(연방 하원)’ 의원 543명을 선출한다. 현재로서는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압도적인 승리와 나렌드리 모디 총리의 3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가 라훌 간디 전 총재를 중심으로 야권을 결집했지만 명확한 비전 부재, 내부 분열 등으로 지지 기반이 약화한 상황이라 모디 총리의 독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총선이 1단계에 돌입한 이날 21개 주의 102개 지역구에서 선거가 실시됐다. 타밀나두는 전체 39석에 대한 투표에 나섰으며 라자스탄(25석 중 12석), 우타르프라데시(80석 중 8석), 마디아프라데시(29석 6석), 서벵골주(42석 중 3석) 등 역시 부분 투표를 실시했다. 무려 9억 6000만 명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인도 총선은 지역구별로 투표 날짜를 달리해 6월 1일까지 총 7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이를 위해 히말라야 산맥에서 남부 섬을 아우르는 전역에 105만 곳 이상의 투표소가 설치되며 1500만여 명의 선거관리 인원이 동원된다. 개표는 6월 4일 실시될 예정이다.







선거에 앞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모디 총리와 집권당 BJP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인디아TV·CNX가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BJP는 현재 303석에서 343석으로 의석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여권 연합인 국민민주동맹(NDA) 기준으로는 전체 의석의 70%를 넘어서는 393석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달 여론조사(378석) 때보다도 늘어난 규모다. 반면 INC가 확보할 의석은 전체의 7%에 불과한 40석으로 범야권 세력을 모두 합쳐도 99석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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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이 없다면 모디 총리는 인도 사상 3연임에 성공한 두 번째 총리로서 ‘인도의 국부’로 추앙받는 자와할랄 네루 전 총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승리로 BJP 중심의 1당 체제가 굳어질 경우 모디 총리가 최장 집권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모디 총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앞선 10년 집권기 동안 이룬 연평균 7%의 견조한 경제성장이다. 지난해부터 애플의 팀 쿡,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굳건한 관계를 구축하고 이들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강력한 경제 지도자’로서 모디 총리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대(對)인도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14년 360억 달러(약 50조 원)에서 지난해 700억 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아울러 모디 총리가 내세우는 힌두 민족주의는 힌두교도가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인도에서 그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 되고 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3연패가 유력한 INC는 모디 정권을 비난하는 데 골몰해 대안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모디 총리의 유일한 라이벌로 평가 받는 간디 전 총재는 2019년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INC 총재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현지에서는 간디 전 총재가 미흡한 소통 능력과 잦은 의회 불참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당에 대항하기 위해 결성된 야권 연합 역시 선거가 임박할 때까지 의석 분할 등을 놓고 분열하며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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