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일 오후 서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라-3형’ 초대형 전투부(탄두) 위력 시험과 신형 지대공미사일 ‘별찌-1-2형’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시험 발사를 통해 해당 목적이 달성됐다”면서 “신형 무기 체계들의 전술기술적 성능 및 운용 등의 기술 고도화를 위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동일한 시험을 진행했던 올 2월 2일 이후 두 달여 동안 성능 개선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여섯 번째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은 아니지만 최근 북한의 무기 고도화 진전에 대해 경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도발은 이란·이스라엘 충돌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이번 시험에 대해 “주변 정세와는 무관한 활동”이라고 밝혔지만 중동 확전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방공망을 뚫을 수 있는 무기를 공개한 것은 자신들처럼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에 무기를 팔려는 ‘세일즈’ 목적일 수 있다. 미국이 일찌감치 우려를 제기해온 북한과 이란의 군사 협력과 핵·미사일 기술 교류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이어 이란까지 무기 판매 고객으로 확보해 핵·미사일 도발 능력을 고도화할 자금을 확보하면 가뜩이나 위태로운 한반도 정세는 더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신냉전 속에서 각국이 국방력 강화 경쟁에 나선 가운데 북한의 해외 무기 판매가 확대될 경우 대북 국제 제재는 사실상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도발 카르텔’이 중국·러시아를 넘어 중동으로 확대되면 국제 질서를 더 불안하게 만들게 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무력 도발 위협을 차단하려면 북한과 이란 간 ‘위험한 거래’를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무기 판매뿐 아니라 김정은 정권으로 흘러들어가는 무기 개발 자금과 핵 관련 기술을 확실하게 막아내려면 촘촘한 대북 국제 제재가 실행돼야 한다. 대북 감시와 제재 강화를 위한 한미일 공조 수위도 끌어올려야 한다. 이와 함께 북한의 ‘뒷배’ 격인 중국의 협력을 얻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