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이란·이스라엘 충돌에 주목하는 이유

김수완교수 한국외대 융합인재학부 교수(한국이슬람학회 회장)





이스라엘·하마스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넘었다. 이집트·카타르 등의 중재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던 이스라엘·하마스사태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호공격으로 중동지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이란은 13일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로부터 6일만인 19일 새벽 이스라엘은 이란의 주요 도시인 이스파한을 전격 공격함으로써 재보복에 나서 양국이 상대방 본토를 서로 공격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란의 이스파한에는 이란의 가장 중요한 시설들 중 하나인 우라늄 전환시설(UCF)과 핵기술센터(INTC) 그리고 공군기지 등이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을 통해 이란 내부를 성공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는 강력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이란에게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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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제5차 중동전쟁의 즉각적인 확전 가능성에 크게 무게가 실리지 않는 것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녹녹치 않은 내부상황 때문이다. 이란은 최근 수년간 발생한 반정부 시위와 경제 불황으로 전면전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이스라엘 또한 하마스사태 이후 인질구출과 하마스 소탕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아직도 이루지 못한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들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중동의 긴장상황은 세계 경제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고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 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만큼 중동지역의 갈등 양상에 따라 국제 유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19일 이란이 공격받자 국제 유가가 한때 급등했다. 당일 국제유가는 장중 최대 배럴당 90.73달러(브렌트유 기준)로 전일 종가(87.11%) 대비 4.2% 상승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공격이 제한적이었고 이란도 자제하는 반응을 보이는 등 지정학적 긴장 요인이 일부 해소되는 양상을 보이자 87.29달러로 마감했다.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국제유가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전기·가스 등 에너지 가격 인상 압력이 강해지고 제조업 전반의 생산 단가가 높아지면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생산 비용은 5.9% 오른다. 수출 금액이 약 0.2% 증가하는데 비해 수입 금액은 0.9% 늘어 무역수지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물가 상승은 결국 국내 근원물가상승률을 끌어올려 7월 정도로 예측되고 있는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 시점 역시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의 보복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으로 중동의 안보 지형은 더욱 불안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관련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중동을 둘러싼 긴장의 불씨는 여전하다. 중동사태 확산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이 이란과 이스라엘간 갈등으로 확대된 중동사태의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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