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시베리아호랑이 중 한마리인 ‘태백’(5세 · 수컷)이가 지난 19일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서울대공원은 공식 홈페이지에 "시베리아호랑이 '태백'이가 4월 19일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태백이는 2018년 5월2일 시베리아호랑이인 백두, 한라, 금강과 함께 4남매로 태어났다. 서울대공원은 태백이가 어느 다른 개체보다 건강하고 활력 있는 호랑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대공원은 "야생동물은 건강이 나빠지거나 약해진 모습을 감추려는 특성 때문에 조기에 질병 발견이 어려워 평소에 정기적인 체중 측정 등을 통해 꾸준히 건강관리를 한다"며 "태백이는 맹수사에서 백두와 함께 잘 지내오던 중 지난 2월부터 변 상태가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아왔고, 최근 먹이 섭이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활동성이 현저하게 떨어져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갈수록 무기력해지는 태백이가 원활하게 먹이를 섭취하는 것이 최우선이므로 약물 치료와 더불어 다양한 먹이와 방법으로 섭이를 시도했으나, 4월 2일부터는 먹이 섭이량이 미미하게 됐다”며 “결국 4월 15일 전신 마취를 통한 치료 및 건강검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검진 결과 태백이의 담도계와 간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가 확인됐다. 서울대공원은 약물과 수액 처치를 진행했으나, 맹수동물의 특성 상 지속적인 전신마취 및 적극적인 수액처치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태백이의 경우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를 진행했지만, 호전되지 않고 결국 눈을 감았다"며 "정밀검사 결과 정확한 사인이 확인되는 대로 시민들께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태백이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사육사를 비롯한 동물원 직원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그동안 우리 태백이에게 애정과 관심을 보여 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태백이의 추모 공간은 2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7일간 맹수사 호랑이 방사장 앞에 마련된다.
한편 지난해에도 서울대공원 내 시베리아호랑이 2마리가 폐사했다. 지난해 5월 시베리아호랑이 ‘파랑이’가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 질병에 걸려 숨졌고, 같은 해 9월 ‘수호’가 심장질환과 열사병으로 갑작스레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