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남역 칼부림” 예고했던 30대, 집행유예 선고 받은 이유는





온라인 게임 채팅창에 "강남역 칼부림 간다" 살인 예고 글을 올린 3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지하철역과 직장에서 반성하는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던 점이 유리하게 참작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허명산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위계공무집행방해·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34)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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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지난해 8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하던 중 채팅창에 “이틀 후 강남역 칼부림 간다”고 썼다. 이 씨가 글을 올린 시기는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서울 신림역과 경기 서현역 인근에서 연달아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난 직후로 '무차별 살인'에 대한 공포심이 고조되고 있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시민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줬던 사건들이 언론에 지속 보도되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이를 연상케 하는 글을 올린 피고인의 행위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 씨의 글을 본 한 이용자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들이 서울 강남역 인근을 순찰한 점에 대해서도 "막대한 경찰력 낭비를 초래했고 다수 시민에게 불안감과 불편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씨가 지하철역 등에서 "저는 장난글 죄인입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 있는 등 범행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인 점, 실제 범행을 계획하거나 실행할 의사는 없었던 점 등은 유리하게 고려됐다.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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