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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에 해외 임상비 급증…중소 바이오벤처 '한숨'

원·달러 환율 올들어 7% 급등

임상환자 모집 등 인건비 증가

일정 지연·파이프라인 축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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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면서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별다른 매출 없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는 중소 바이오텍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임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달러 초강세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글로벌 임상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미국·유럽 등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때 주로 현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을 활용한다. 비용은 대부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비용 차이가 커진다. 업계에서는 임상 환자 모집 비용·현지 인건비 증가는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 임상시험 지연, 파이프라인 축소 등 R&D 환경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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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7% 넘게 올랐다. 1990년 3월 시장평균환율제가 도입된 이후로 같은 기간 최대 상승 폭이다. 지난 16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7개월 만에 1400원 넘어서며 외환 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임상 진행에 차질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건 사실” 이라며 “기술수출이 체결되면 환차익이 발생하겠지만 기술이전 계약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대형·중견 제약사들은 고환율로 인한 비용 증가 우려는 있지만 당장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애초에 R&D 투자비용이 많고 자체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자금력이 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임상 3상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대규모 임상 건들은 대부분 끝나 타격이 덜하다”고 말했다. 수출 비중이 큰 기업은 환차익이 발생해 오히려 강달러가 유리한 상황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은 생명과학 사업보다 석유화학·첨단소재 비중이 크고 수출 중심이다 보니 강달러로 인한 비용 상쇄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국가 임상을 진행 중인 중소 바이오텍이다. 별다른 매출 없이 R&D에 집중하는 바이오 벤처들은 달러 강세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바이오텍들은 투자금을 받아서 임상을 하고 파이프라인도 1~2개 뿐이기 때문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팬데믹 이후 각종 비용 기본 단가도 올라 환율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바이오텍 관계자는 “1380원대 고환율이 계속 지속되면 연 약 14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속히 성과를 내야 하는 바이오텍 입장에서는 환율 눈치를 보면서 비용 집행 시기를 늦출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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