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으로 아내와 딸을 모두 잃은 후 재산 상속을 고민하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딸이 세상을 떠나기 전 외도에 빠진 사위를 제외하고 손주에게만 재산을 상속하기 위해서다.
2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아내와 딸을 모두 잃은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A씨 부부는 큰딸 B씨와 무명가수로 생활하던 사위 C씨를 두고 있었다. C씨는 경제적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친절하고 서글서글한 성격이 장점이었다고 한다.
고등학생 손녀, 중학생인 손자와 함께 잘 사는 듯 보였던 큰딸 부부였다. 어느날 B씨가 A씨 부부에게 C씨의 외도 사실을 토로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이후 2년 사이 A씨의 아내와 B씨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사위는 면목이 없는지 집에 오지도 않고, 연락한 적도 없다"며 "손녀 말로는 사위가 만나는 여자가 있으나 재혼은 하지 않았고,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손주들과는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손주들은 어렸을 때부터 저희 부부가 키우다시피 했다"며 "손녀와 손자에게만 재산 상속하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이명인 변호사는 사위 C씨가 재혼하지 않은 상태라면 C씨가 재산을 상속받는 경우의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민법이 정한 법정 상속인의 순위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인 손자녀가 1순위, 직계존속인 부모와 조부모는 2순위"라며 "1순위 상속인이 있으면 그다음 순위의 사람은 상속인으로서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변호사는 "A씨가 사망하면 1순위 직계비속인 두 딸이 상속받는다"며 "사위는 상속인이 아니라서 장인의 재산을 받을 수 없지만, 큰딸이 사망했기 때문에 사위가 대신 상속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상속받아야 할 사람이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사망하거나 상속결격이 된 경우 배우자나 자녀가 상속분을 대신 받는 '대습상속' 제도에 따른 것이라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다. 다만 이 변호사는 C씨가 재혼할 경우 대습상속의 조건이 되는 관계가 사라지기 때문에 상속이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변호사는 손주에게만 재산을 상속하려는 A씨에게 '유언장 작성'을 조언했다. 이 경우에도 사위에게는 유류분 권리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언장뿐만 아니라 '유언대용신탁'도 제안했다. 이는 금융사와의 신탁계약으로 유언을 대신해 이용하는 신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