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이 개입된 중동 분쟁이 발발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며 ‘에너지 쇼크’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CNBC는 25일(현지 시간) 중동에서 주요 분쟁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고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해 에너지 쇼크를 촉발할 수 있다는 세계은행(WB)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이 갈등을 빚으면서 중동 내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고 이로 인해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때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급등한 국제유가는 양국의 갈등이 일단락되면서 현재 연중 최고치에서 4%가량 떨어진 상태다. 원자재 가격에 대해 글로벌 금융기관은 올해 3%, 2025년 4%의 완만한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WB는 여전히 상황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WB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에서 하나 이상의 산유국이 연루된 분쟁으로 인해 하루 300만 배럴의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는 배럴당 평균 102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 정도 규모의 에너지 쇼크가 닥치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각국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더밋 길 WB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으며 디스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인인 원자재 가격 하락은 본질적으로 벽에 부딪혔다”며 “올해와 내년 금리가 현재 예상보다 높게 유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WB는 OPEC이 하반기에 하루 100만 배럴을 시장에 더 공급할 경우 유가는 배럴당 평균 81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유가 상승 우려가 여전하지만 OPEC과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가 올해 감산 규모를 풀기로 결정한다면 시장은 안정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29% 상승한 배럴당 83.81달러를 기록했으며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12% 오른 배럴당 89.01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