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 수가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로 인구 감소세가 가파른 지방을 중심으로 빈집 수가 크게 늘어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30일 주택 및 토지통계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1일 기준 일본 전역의 빈집 수는 900만 채로 5년 전보다 51만채 늘어났다. 주택 총수에서 빈집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3.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빈집 가운데 임대·매각용이나 별장 등을 제외한 사용 목적이 없는 ‘방치된 빈집’은 전년 동기 대비 36만 채 증가한 385만 채로 집계됐다. 이는 20년 전인 2003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 저출산과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지방을 중심으로 빈집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빈집의 비율은 와카야마·도쿠시마현이 21.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야마나시현(20.5%), 가고시마현(20.4%), 고치현(20.3%) 등이 뒤를 이었다.
장기간 관리가 되지 않는 빈집은 쉽게 노후화하고 악취나 해충 등이 쉽게 노출되며 치안 악화 등의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일본 정부는 늘어나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수리비를 지원하거나 활용 방안을 강구하는 등 조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빈집 소유자를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크고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수가 부족해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