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봄비

박기섭





하늘 어느 한갓진 데 국수틀을 걸어 놓고 봄비는 가지런히 면발들을 뽑고 있다


산동네 늦잔칫집에 안남 색시 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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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주들 손이 크기도 해라. 하긴 산동네 마당이 작지 올 사람이 적을까. 바다 건너 안남 색시를 맞는다니 큰 혼사가 아닌가. 산마루 국수틀에 구름반죽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미처 찾지 못한 하객들 몫까지 아낌없이 국수사리 풀어놓으니 예서 제서 후르륵 호르륵~ 면치기 하는 소리 끊이지 않는다. 얼마나 귀한 인연이면 월하노인이 붉은 실타래 서리서리 풀어 두 사람 손을 이었을까. 쌀국수와 잔치국수 실컷 얻어먹은 산과 들이 풍년 아니 들 수 없겠다. 저런, 무지개떡까지 척 걸리지 않았는가?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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