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우리 경제의 큰 불안 요소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 대주단 협약 개정을 통해 PF 사업장 정리 등 재구조화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대내외 금융환경을 보면 지정학적 충돌 등 우려했던 리스크들이 현실화하면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현상이 연초 기대와 달리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PF 사업장 정리에 대해 이 원장은 “사업성 회복이 가능하다고 평가되는 사업장에는 자금공급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정상화를 지원해 질서 있는 연착륙을 도모하겠다”고 부연했다. 또한 "해외 대체투자와 취약 업종 기업 대출 등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위험평가와 함께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과 관련해서는 "주주 권리 보호 강화와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 등으로 더욱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NSDS) 개발과 조사 강화 등 불공정거래 방지 노력 등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금융산업의 디지털 혁신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인공지능(AI) 규율체계 정비, 데이터 결합 감독방안 마련, 가상자산법 안착 지원 등을 통해 혁신 기반을 구축하고 디지털 관련 내부 통제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금융회사가 변화하는 보안 환경에 대처할 수 있게 하겠다”며 "금감원 내부적으로도 ’미래과제 연구‘ 및 ’디지털 전환‘ 전담 조직을 설립하고
외부 컨설팅 업체와 함께 조직진단을 실시하는 등 감독당국이 먼저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회의에서는 김준기 자문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자문위원 등 100여 명이 금융감독 주요 현안과 미래 과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급속한 환경변화 속에서 변환기를 맞이한 한국 금융시장은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병칠 금감원 전략감독 부원장보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금융산업이 당면한 대내외 리스크 요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부동산 PF △가계대출 △해외 대체투자 △중소금융회사 건전성과 취약업종 유동성 악화 우려 등을 꼽았다. 이어 가상자산과 인구고령화, 기후변화,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 등 미래 금융산업의 이슈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순영 KB금융AI센터장은 AI가 금융산업에서 미치는 영향과 구체적 활용사례, 소비자금융의 도입효과 등을 설명했다. 또한 금융분야의 생성형 AI기술 도입 및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들에 대해 업계와 금융당국이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