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반도체' 힘주는 SK스퀘어, 美日 소부장 투자[시그널]

하이닉스와 합작 TGC스퀘어 앞세워

디매트릭스 등 설계·제조 벤처 투자

1000억 실탄 소진…추가 펀딩 검토

그룹 전반서 신규 투자 잠시 멈췄지만

반도체 시장엔 미래 위한 ‘씨앗’ 뿌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연합뉴스.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연합뉴스.




SK스퀘어(402340)SK하이닉스(000660) 주도로 지난해 설립된 TGC스퀘어가 올 상반기 미국과 일본에서 복수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TGC스퀘어 주주사들로부터 조달한 자금 1000억 원이 조만간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돼 추가 펀딩 논의에도 들어갔다.



SK(034730)그룹은 신규 투자 보다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을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핵심 미래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만큼은 SK스퀘어를 필두로 최대한 '시드 머니'(Seed Money·초기 자금)를 뿌리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GC스퀘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반도체 설계기업 디 매트릭스(d-Matrix)를 포함해 미국·일본에 소재한 다수 기업에 각각 수백억 원 규모 투자를 성사시켰다. 디매트릭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관련 벤처기업이다. 시리즈B 투자 유치 과정에서 TGC스퀘어를 비롯해 삼성벤처스,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이 회사에 총 1억1000만 달러(약 1500억 원)를 투자했다.



이 밖에 TGC스퀘어는 반도체 산업 내 설계-제조-패키징 등 전체 과정에 걸쳐 다수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해 왔다. 이중 특히 SK하이닉스와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선진국의 소부장 기업에 복수의 추가 투자를 최근 완성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스퀘어의 금융 투자 전문가들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산업 전문가들이 협력하면서 예상보다 빨리 성과가 나왔다"며 "이번 투자는 단순 자본 차익을 내기 위한 성격도 있지만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려는 SK하이닉스와의 사업 시너지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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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상반기 SK스퀘어는 싱가포르에 TGC스퀘어를 설립했다. 현재 TGC스퀘어에는 SK하이닉스와 신한금융그룹, 미래에셋캐피탈, LIG넥스원(079550) 등이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로부터 초기에 총 1000억 원을 조달해뒀다. 현재 SK스퀘어가 보통주 지분을 100% 보유한 가운데 우선주는 SK스퀘어·SK하이닉스가 50% 이상, 나머지 주주사들이 50% 이하를 나눠서 보유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TGC스퀘어 주주사들은 이른 시일내 투자 성과가 확인되자 올 하반기 내 회사에 추가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나섰다. SK스퀘어 역시 올 3월 말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이 1조 2700억 원이 넘어 추가 출자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SK스퀘어는 지난달 보유중이던 크래프톤(259960) 지분 전량을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며 약 2700억 원을 추가 확보하기도 했다.

SK스퀘어는 TGC스퀘어의 투자 성과 등을 앞세워 향후 반도체 분야에 특화한 투자 전문회사로 체질을 본격 개선해 나갈 전망이다. TGC스퀘어가 관련 영역에서 벤처기업들에 초기 투자 형태로 관계를 맺으면 향후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가 굵직한 추가 투자를 집행해 인수·합병(M&A)까지 실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박성하 SK스퀘어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5년까지 2조 원의 자체 투자 재원을 확보해 반도체 중심의 강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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