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은 뒤 불륜 사실을 들킬까 두려워 영아를 살해했다고 의심받았던 친모가 국과수 부검결과 '사산아'를 유기했던 것으로 판명났다.
11일 충북 괴산경찰서에 따르면 베트남 출신 이주 여성 A(31) 씨는 지난 1월 15일 증평군 증평읍의 자택 화장실에서 홀로 사산아를 낳은 뒤 시신을 헝겊으로 감싸 냉동실에 유기했다.
해당 시신은 한 달이 지난 시점인 2월 14일 오후 3시께 A 씨의 시어머니가 청소하던 중 발견됐다. 시어머는 이를 아들 B(50대) 씨에게 알렸고 B씨는 당황한 탓에 시신을 인근 공터에 묻었다가 하루 뒤 지구대에 방문해 자수했다.
A 씨는 시어머니가 시신을 발견한 당일 저녁 차량을 몰고 도주했다가 이튿날 정오께 전남 나주의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도 몰랐다가 갑자기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더니 출산했으며 당시 아이는 숨을 쉬지 않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또 오랫동안 각방 생활을 했던 남편에게 불륜 사실이 탄로 날까 봐 아이를 냉동실에 숨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산에 묻어 장례를 치러줄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혼외자를 낳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영아를 살해하고 유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A 씨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신청했다. 당시 영장은 A 씨가 수사에 협조적이고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 기각됐다.
그러던 중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숨진 영아가 21주∼25주 차 태아로 추정되며 타살 혐의는 없다는 부검 결과를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A 씨와 B 씨에게 시체유기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사건을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