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집 비운 사이 사살당한 '애완' 돼지들…도축업자 "GPS 고장 나서"

집 비운 새 이동식 도축업자에 사살

그레이 가족, 이동식 도축 규제 강화 촉구

그레이 가족이 돌보던 반려돼지 베티와 패티. 사진=엑스(X·옛 트위터) 캡처그레이 가족이 돌보던 반려돼지 베티와 패티. 사진=엑스(X·옛 트위터) 캡처




미국에서 한 가족이 돌보던 2살짜리 반려돼지가 위성항법장치(GPS) 고장으로 엉뚱한 주소를 찾아온 이동식 도축업자에 의해 사살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네이선 그레이와 그의 아내 내털리는 2022년 ‘베티’와 ‘패티’라는 반려돼지들을 입양했다. 그레이 부부와 두 딸은 베티와 패티의 생일을 포함해 특별한 날을 함께 축하하고 함께 외출하기도 하는 등 정성껏 돌봤다.

그러다 지난 1일 오후, 그레이 가족은 현관문을 열어둔 채 약 20분간 집을 비웠다. 잠시 후 휴대전화로 폐쇄회로(CC)TV에 낯선 차량이 집 쪽으로 진입했다는 알림이 울렸고 이에 그레이 가족은 농장 직원에게 무슨 일인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한 뒤 서둘러 귀가했다.



집에 도착한 그레이 가족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베티와 패티가 피웅덩이에 쓰러져있었던 것이다. 직원이 다가와 “이 사람들이 돼지를 쐈다”며 가리킨 곳에는 이동식 도축업자들이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은 베티와 패티의 사체에 족쇄를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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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와 패티를 총으로 쏜 사람들은 이동식 도축업자들이었다. 일부 축산업자들은 동물들을 더 큰 도축 시설로 옮기고 싶지 않은 농부들을 위해 도축업자가 직접 농가에 방문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GPS가 망가졌다고 해명한 뒤, 돼지 사체 처리를 원하는지 묻기도 했다. 그레이 가족은 다른 반려동물과 마찬가지로 베티와 패티를 집의 뒷마당에 묻었다. 비석은 두 딸이 만들었다.

그레이 가족은 지역 보안관 사무실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레이 가족의 변호사는 BBC에 “법은 베티와 패티를 골든 리트리버나 노르웨이 숲 고양이와 다르게 취급하지 않는다”며 “법적 정당성 없이 동물을 고의로 다치게 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라고 말했다.

나탈리는 해당 도축업자들이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안전에 대한 감각도 앗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집이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닌 것 같다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그레이 부부는 “이동식 도축업자들이 총기를 들고 사유지에 출입한다면 집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경찰은 BBC를 통해 현재 해당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문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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