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수료 더 이상 못내려" 한계 달한 카드사

◆尹대통령 인하 언급에 한숨

가맹점 우대 수수료 이미 0%대

수익 비중 5년새 7% 넘게 떨어져

"간편결제 수수료율이 6배 높아"

업계, 기울어진 운동장 해결 촉구





윤석열 대통령이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의 수수료 인하 방안 검토를 지시하면서 카드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의 수수료가 일반 카드 결제 수수료율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카드 수수료 인하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카드 업계는 역대 정부에서 줄기차게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려온 탓에 더 이상 추가적인 인하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핀테크 업체의 간편결제 수수료는 내리지 않으면서 카드 수수료율만 내리라고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지난해 총수익 중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은 23.2%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은 2018년 30.5%에 달했지만 이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카드 결제를 통한 소비가 늘면서 총수익과 가맹점 수수료가 함께 늘고 있지만 총수익 증가분을 가맹점 수수료 수익 증가분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사의 총수익은 2018년 16조 7000억 원에서 지난해 23조 650억 원으로 38% 이상 늘었지만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4.9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드 업계에서는 이를 가맹점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로는 거의 수익을 못 내는 상황”이라며 “전체 가맹점의 97%가 영세 중소 가맹점이라 0%대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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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윤 대통령이 한 전통시장을 방문해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수수료율이 너무 비싸다”는 시장 상인의 하소연에 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카드 수수료 인하가 다시 추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결제 과정에서 수수료가 부과되는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소비자가 보유한 카드를 앱에 등록해 충전하면서 실물 카드 결제 방식으로 사용하는데 카드사 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카드 업계는 혹시라도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의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면서 일반 카드 수수료율 인하까지 검토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드 업계는 더 이상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007년 당시 4.5%였던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이 현재 0.5~1.5%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더 이상 추가 인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총 14차례 하향 조정됐다. 연 매출 3억 원 이하 가맹점에서는 건당 0.5%, 3억~5억 원 이하는 1.1%, 5억~10억 원 이하는 1.25%, 10억~30억 원 이하는 1.5%가 부과된다.

아울러 카드 업계는 정부가 핀테크 업체에는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소상공인들은 간편결제를 운용하는 핀테크 업체의 수수료율이 더 부담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상위 9개 간편결제사의 카드 결제 수수료율은 0.83~3.00%로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보다 훨씬 높다.

게다가 카드사들이 원했던 수수료율 재산정 주기 연장안마저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최근 알려지면서 카드 업계의 근심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업계는 정치권이 소상공인 민심을 고려해야 하는 총선을 마친 후에는 수수료율 산정 주기가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날 것을 기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재산정 주기를 늘리면 경영 변동성이라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정부 수장의 인하 발언으로 논의 자체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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