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교육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요청에 대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만큼 증원으로 인한 교육 여건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또 수련 기간 3개월 공백으로 전문의 자격 취득 시험을 치르지 못할 위기에 놓인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복귀를 다시 한 번 요청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더 이상 혼란이 없도록 2025학년도 대입 관련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 짓겠다”며 “선진국 수준의 교육 여건을 만들기 위해 ‘의대 교육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조속히 확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은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한 교육의 질 하락이 없도록 교육부 차원에서 ‘의대 교육 선진화 관련 전담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국무조정실에서도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대 배정이 된 대학을 대상으로 교원·기자재·시설 등 전반적인 수요를 다시 받았고 범부처 TF와 논의했다”며 “무엇보다 예산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를 포함한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이달 20일까지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전문의 자격 취득이 1년 늦어질 수 있다며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전 실장은 “전공의마다 차이가 있지만 20일을 기점으로 대부분 수련 기관을 이탈한 지 3개월이 된다”며 “수련 공백 기간만큼 추가 수련이 필요한데 전문의 자격 취득이 1년 미뤄질 수 있어 향후 진로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들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신속히 복귀하길 바란다”며 “부득이한 사유로 휴가·휴직한 경우에는 수련 병원에 사유를 제출하는 등 조치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득이한 사유를 소명하면 의료 현장에서 이탈한 기간 일부를 수련 기간으로 인정해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에 한 달 이상 공백이 발생하면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한다. 추가로 수련해야 하는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경우 전문의 자격 취득도 1년 늦어질 수 있다. 공백이 3개월을 넘기면 그해 수련을 수료하지 못해 이듬해 초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공의가 올 2월 20일 전후에 현장을 이탈한 만큼 이달 20일을 전후해 복귀하지 않으면 내년 초 전문의 시험을 앞둔 레지던트 3·4년 차는 2026년 초가 돼야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다. 다만 같은 시행규칙에서 휴가 또는 휴직 등 부득이한 사유로 1개월 이상 수련받지 못한 전공의는 1개월을 제외한 기간만큼 추가 수련을 받게 돼 있다.
정부는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의료법 위반 사항들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도 중단된 만큼 전공의들이 더욱 빨리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실장은 “3월 중순부터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 대한 의료법 위반 관련 행정처분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며 “이런 불이익을 최소화했기에 전공의들이 제때 수련받고 전문의를 따려면 하루라도 빨리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