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나는 소동을 겪고도 메이저 대회인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 둘째 날 5언더파를 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셰플러는 18일(한국 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 클럽(파71)에서 열린 제106회 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하나로 막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전날 1라운드에서 4언더파로 공동 12위에 올랐던 셰플러는 중간 합계 9언더파 133타를 기록했다. 일부 선수가 2라운드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일몰 중단된 가운데 셰플러는 단독 선두를 지킨 잰더 쇼플리(12언더파 130타·미국)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랐다.
셰플러는 이날 경기를 위해 발할라GC로 향하던 중 경찰에 체포되는 일을 겪었는데 그 후 골프장에 돌아와 집중력을 발휘해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PGA 챔피언십 2라운드를 앞둔 현지 시각 17일 오전 5시께 골프장 인근 도로에선 한 남성이 셔틀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PGA는 사망자가 대회 공급업체 직원이라고 전했다. 이 사고로 PGA 챔피언십 2라운드 시작이 1시간 20분 지연된 가운데 셰플러는 경기를 위해 골프장으로 향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사고 이후 도로의 혼잡 상황을 수습하던 경찰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채 셰플러는 차를 몰았고 결국 경찰관의 제지를 받아 수갑을 차고 연행된 것이다. 셰플러의 차를 멈춰 세우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다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셰플러에게 난폭운전, 경찰관의 수신호 무시, 경찰관 폭행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셰플러는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머그샷까지 찍었다.
현지 시각 오전 6시께 체포된 셰플러는 2라운드 시작 시각인 10시 8분에 맞춰 골프장에 돌아왔고 자신의 두 번째 홀인 11번 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냈을 뿐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이날 골프장엔 셰플러의 머그샷을 프린트한 티셔츠를 입고 응원하는 팬도 등장했다. 경기 후 셰플러는 "우선 밀스(사고 사망자)씨의 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고 큰 오해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제 상황은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옥에서 스트레칭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와서 경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앉아서 기다리면서 몸 풀기를 시작했다"며 "루틴을 시작하고 심박수를 최대한 낮추려고 노력했으나 여전히 머리가 도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돌아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셰플러는 "충격과 두려움에 몸이 떨렸다. 여기 와서 경기하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었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호흡을 조절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