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할 만큼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고 있습니다. 핀테크 혁신으로 대출까지 확대되면 소비 부문이 더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21일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오민석(사진) 미래에셋운용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본부장은 “인도에 투자하는 첫 테마형 상품으로 ‘소비’를 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달 14일 인도의 소비재 기업 20곳에 분산투자하는 ‘TIGER 인도 빌리언컨슈머 ETF’를 출시했다. 이 ETF는 마루티스즈키·타타모터스 등 자동차 기업부터 럭셔리 보석 회사 타이탄, 생필품 기업 네슬레인디아 등을 편입했다. 기초지수인 ‘미래에셋 인디아 빌리언 컨슈머 지수’는 미래에셋운용의 인도 자회사가 만들었다.
오 본부장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떠올랐는데 인도는 중국과 달리 경제구조에서 내수 소비 비중이 큰 국가”라며 “인도의 제조업 집중 육성책 ‘메이크인 인디아’의 최대 정책 효과도 결국 소비 확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경제 데이터 제공 업체 CEIC에 따르면 인도 내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부임한 2014년 58.1%에서 지난 연말 63.6%로 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비중은 15%에서 2022년 13%대로 감소했다. GDP 내 제조업 비중이 30% 수준인 중국보다 훨씬 낮다.
오 본부장은 “제조업, 인프라 육성 정책들이 국민 소득을 늘리고 소득 수준 향상이 다시 내수를 키우는 경제 성장 구조에 주목했다”며 “특히 14억 명에 달하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이면서 중위 연령이 28세밖에 안 되는 젊은 나라라는 점에서 소비 잠재력이 그 어느 국가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소액 대출 등 인도의 금융시장이 이제 걸음마 단계인 점도 미래 소비 시장 확대를 기대할 만한 대목으로 봤다. 오 본부장은 “14억 인구 중 10억 명이 여전히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인도 내 핀테크 업체들이 혁신적 플랫폼을 통해 소액 대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이들이 대출을 받기 시작한다면 소비 시장이 또 한 번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 TIGER 인도 빌리언컨슈머 ETF와 관련해서도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거머쥘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미래에셋 인디아 빌리언 컨슈머 지수는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의 성과를 수년간 웃돌았다”며 “현지 전문가들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면서 대표 지수를 웃도는 수익률을 낼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 소비 시장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믿고 퇴직연금 계좌에서 꾸준히 적립식으로 ETF를 매수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