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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둔화에 조달금리 하락…한숨 돌린 회사채 시장 [시그널]

SK, 2500억 모집에 1.4조 주문

키움에프앤아이도 수요예측 흥행

이달들어 공모채 발행 점차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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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이후 주춤했던 공모 회사채 발행이 각 기업의 1분기 감사 보고서 제출이 마무리되면서 재개되고 있다. 지난달 말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상회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돼 국내 크레디트 시장도 조달금리 측면에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이날 2500억 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1조 37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3년물 1000억 원 모집에 8100억 원, 5년물 1000억 원 모집에 3900억 원, 7년물 500억 원 모집에 1700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SK는 금리 희망 범위(밴드)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는데 그 결과 3년물 -5bp, 5년물 -3bp, 7년물 -11bp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모든 만기 종목에서 시장이 평가하는 SK 회사채보다 더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SK는 이달 30일 최대 4500억 원 내에서 증액 발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와 함께 수요예측을 진행한 키움에프앤아이도 모집액 500억 원에 1370억 원어치 주문을 확보했다.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한 SK와 ‘A-’로 비우량채로 분류되는 키움에프앤아이 회사채 모두 채권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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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공모채를 발행한 기업은 이날 기준 SK어드밴스드(A-), 호텔롯데(AA-), SPC삼립(005610)(A+), SK리츠(395400)(AA-) 등 4 곳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금융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4월 총선 전까지 서둘러 차환 발행을 마친 데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 탓이다. 또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에 국내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달 말 기준금리(3.5%)를 넘겼고 2분기부터 공사채와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수급 불안까지 겹친 것도 영향을 줬다.

하지만 채권시장에 다시 숨통이 트인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지표 둔화 확인 이후 이달 16일 국내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4%를 넘겼던 국내 신용등급 ‘AA-’급 회사채 금리도 이날 3.848%까지 떨어졌다.

1분기 감사 보고서 제출이 마무리되면서 국내 공모채 시장을 찾는 기업들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양홀딩스(000070)·메리츠금융지주(138040)·한화에너지가 흥행 속에 수요예측을 마무리했고 23일 푸본현대생명, 24일 연합자산관리, 27일 GS건설(006360)·현대해상(001450)·한화시스템(272210), 28일 동화기업(025900) 등이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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