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웨이브(119860)의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지난 4주 동안의 잔여 지분(38.90%) 공개매수를 24일 마감한 가운데 최종 청약률이 기존 목표치 대비 미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MBK가 곧바로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상장폐지를 추진할 수 있지만 소액주주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일단 2차 시도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최근 잇따르는 공개매수 과정에서 사모펀드와 소액주주의 갈등이 깊어지며 한국 주식시장의 새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커넥트웨이브 잔여 지분 공개매수는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고 마감됐다. MBK는 지난달 29일 주당 1만 8000원에 잔여 주식 전체인 2187만 주(38.9%)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하고 주관사 NH투자증권을 통해 청약을 받아왔다.
공개매수 마감 이틀 전인 이달 22일까지 커넥트웨이브의 장내 거래량은 총 847만 주, 기관의 누적 순매수량은 약 433만 주에 불과했다. 보통의 공개매수는 장내에서 지분을 사들인 기관들의 물량이 최종 청약분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번에 기관들의 장내 순매수량이 모두 청약됐다고 가정해도 MBK 목표치의 약 20%에 불과하다. 여기에 커넥트웨이브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청약률이 저조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BK는 상법상 보장된 포괄적 주식 교환 제도를 통해 지금도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강제 취득하고 상장폐지에 나설 수 있다.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는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거쳐 이 방법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MBK는 현재 58%를 보유했지만 곧장 주식 전환 가능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합하면 지분율은 총 70.39%로 늘어난다.
그러나 격화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MBK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현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지분을 5% 가까이 모으는 등 세를 불린 소액주주들은 향후 집단행동에 나설 준비도 하고 있다. 이승조 주주연대 대표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MBK가 포괄적 주식 교환에 나서면 지분 3% 이상 보유 주주에게 보장된 외부감사 선임 등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모펀드의 상장폐지 시도가 잇따르며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번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MBK·UCK파트너스는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를 추진해 상장폐지에 성공했고 뒤이어 나선 한앤컴퍼니도 동일한 방식으로 루트로닉을 상장폐지시켰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락앤락(115390)의 2차 공개매수까지 진행하는 등 소액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MBK 입장에서는 이 같은 반발을 달래고 향후 거래소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2차 공개매수는 필수 선택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는 일반적으로 상장폐지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에게 지분을 팔 기회를 제대로 부여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MBK의 제시 가격이 낮은 편이 아닌 데다 포괄적 주식 교환 제도를 활용하면 커넥트웨이브의 상장폐지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 커넥트웨이브의 올 초 주가는 1만 원 안팎에 형성돼왔다. MBK의 제시가를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순자산·순이익과 비교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1.4배, 주가수익비율(PER)은 400배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