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변호사 10명 중 8명 "자녀 계획 없다"

MZ세대 변호사 설문조사 발표

2018년 49%에서 80.2%로

성별 인한 업무 차별 개선안돼





변호사 10명 중 8명은 ‘장래에 자녀 계획이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는 MZ세대(1980년도 이후 출생 회원) 변호사의 비중(54.5%)이 전체 회원의 절반을 넘긴 뒤 처음으로 집계된 결과다. 결혼·임신·출산·육아 문제를 현실적으로 고려하는 MZ세대 변호사가 늘어남에 따라 관련 인식도 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변호사협회(김영훈 협회장)는 27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에서 ‘MZ세대 변호사의 근로환경과 일·가정양립 실태조사 보고 및 개선방안 심포지엄’을 열고 지난해 11월 전국 변호사 총 860명(남성 478명·여성 3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2%가 ‘장래에 자녀를 낳을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 2018년 같은 설문조사에서는 49%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출산이 우려되는 사유로는 ‘자녀양육 및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63.2%로 가장 많았고, △대리 양육자 조달문제 △노산의 위험성 △건강상의 문제 △개인적 자아실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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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성 변호사의 업무 중단 경험이 남성 변호사보다 약 2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무 중단의 사유로는 결혼·임신·출산·육아가 42.3%로 가장 많았다.

변호사의 출산 육아와 관련된 일반적인 제도개선 사항 중 어떤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조직문화 △변호사업계에 육아휴직제도의 도입 및 실행 △국공립 및 변호사회에서 운영하는 보육시설 확충 △변호사 업계에 유연근무제의 도입 및 실행 순으로 많았다.

성별을 이유로 한 업무 차별은 6년 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여성은 26.3%, 남성은 8.4%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여성 변호사 대상 조사 결과(27.3%)와 유사한 수치다. 의뢰인으로부터 “예쁜 아가씨라 변호사가 아니라 직원인 줄 알았다”는 말을 듣거나 “임신 계획이 있으면 업무에 차질이 있다. 피임을 하고 있느냐”, “얼굴 때문에 뽑혔다” 등 부적절한 발언을 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최인해 한국여성변호사회 총무이사는 “여성 변호사의 임신과 출산, 기혼 변호사의 양육과 관련된 문제가 업무의 공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음에도 주변의 선의에 기댄 도움을 받아 메꿀 수밖에 없다”며 “공동체 차원에서 임신, 출산, 양육을 담당하는 변호사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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