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7일, K-방산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 졌다. HD현대중공업이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6,406억 원 규모,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중남미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의 이번 수주가 더욱 값진 이유는, 국방부, 대한민국 해군, 방위사업청, 해양경찰청, 산업통상자원부, 주페루 한국대사관, 코트라(KOTRA) 등 정부 기관과 기업이 ‘팀코리아(Team Korea)’가 돼 거둔 성과이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K-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팀십(Team Ship), 팀코리아’ 모델을 적극 적용해나갈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987년 뉴질랜드에 8,400톤급 군수지원함을 인도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필리핀으로부터 수출용으로 개발한 2,200톤급 원해경비함 6척을 수주하는 등 현재까지 총 18척의 해외 함정을 수주하는 등, 해외함정 분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의 방산 컨설팅 회사 제이슨 포캐스트에 따르면, 전 세계 함정시장 규모는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자국 군용 함정 건조나 수출이 금지된 국가를 제외하고 우리가 수출할 수 있는 함정 시장만 692억 달러(약 95조 원)에 달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0년간 국내 수상함 분야에서 톱 수준의 연구 개발 실적들을 보유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또 방위사업청이 지금까지 발주한 두 단계 이지스 구축함(세종대왕함급, 정조대왕함급)의 기본설계를 유일하게 완수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주한 이지스 구축함 6척 가운데 5척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현존하는 최신예 구축함인 이지스함은 다기능 복합전투체계의 집결체로, 미국 등 선진국들의 주력 함정이기도 해, 우리나라가 해양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만이 보유하고 있는 전투체계통합팀(ITT) 등을 비롯, 이지스구축함 연구개발을 직접 담당해왔던 엔지니어들의 노하우와 역량도 국내 최고의 수상함 기술력을 갖춘 HD현대중공업의 자랑거리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발주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HD현대중공업이 국내 최고의 수상함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행하겠다는 목표다. KDDX 연구개발의 첫 번째 단계인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 해군 등 19개 기관 및 업체와 함께 36개월간 연구 개발한 끝에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DDX 사업 수행 당시의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의결한 사업추진기본전략 등에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건조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상세설계 및 선도함건조를 수행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여년전에 발생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보안사고와 관련해서는 방사청에서 지난 2월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제한을 심의했고, 심의 결과 부정당업체제재처분에 해당하지 않는 행정지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지난 28일 HD현대중공업이 연 ‘K-함정 비전 및 연구개발역량’ 설명회에서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 주원호 부사장은 "200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지스구축함 건조에 착수할 당시 이지스구축함의 고난이도 기술을 고려하여 설계도면을 구입하라는 미국 측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독자 설계에 나섰던 것이 오늘날 한국형 이지스구축함 연구개발의 밑거름이 되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KDDX사업은 이미 이지스함 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이 책임지고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