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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弗편한 진실…불변의 富가 온다

■더 피아트 스탠다드(사이페딘 아모스 지음, 다산북스 펴냄)

중앙銀 전권체계, 자본주의 역행

저축능력 없애고 빚·인플레 초래

법정화폐제도 질서있는 붕괴 시작

비트코인, 10년 간 부패없이 성장

2026년엔 '달러의 명목가치' 추월

인류 부채 탈출구…돈의 미래될것









지난 2021년 엘살바도르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현재 엘살바도르에서는 미국 달러화와 비트코인이 동시에 유통되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정부 예산으로 매입하는 등 비트코인에 국운을 걸고 있다. 엘살바도르의 이 같은 선택 뒤에는 사이페딘 아모스라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비트코인 전문가가 있다.

‘더 피아트 스탠다드(법정화폐 제도)’는 지난 100년간 위태롭게 유지된 법정화폐 제도가 질서 있게 무너지고, 기축통화의 자리를 비트코인에게 넘겨줄 것이라는 사이페딘 아모스의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

저자는 오랜 시간 화폐의 변천을 추적한 결과 “이미 법정화폐 제도가 질서 있는 붕괴를 시작했다”고 말하고, 이 같은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전체 512쪽 짜리 책의 절반을 할애한다. 그는 우선 1900년대 초 세계가 법화 본위제를 선택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설명함으로써, 특정 주체가 전권을 쥐고 무제한으로 찍어낼 수 있는 법화 시스템이 자본주의의 방식에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법화는 일부만 현금이라는 실물 형태로 존재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중앙 은행이 후방에서 지원하는 은행들이 대출로 창출한 ‘디지털 형태’로 존재한다. 새로운 화폐는 대출이 생성될 때마다 만들어진다. 저자는 이에 대해 “법화 본위제가 개인의 저축 능력을 없애 버렸다”며 “그 결과 우리는 주택을 저축 계좌처럼 취급하게 됐고, 미래를 당겨 쓰는 삶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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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내재적 제약의 부재와 정부의 과도한 간섭이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자. 임금이 물가만큼 오르지 않으면 사람들은 화학물질이 대거 첨가된 저가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밖에 없다. 그는 이 CPI에서 저렴한 식품의 비중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본다. CPI에 저가 음식이 포함되면, 인플레이션이 덜 심각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CPI가 쓸모 없는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비트코인이 이 같은 법정화폐 시스템의 여러가지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10년간 비트코인은 부패 없이, 어떤 지도자도 없이 시장의 선택 만으로 성장해 왔다. 지금의 평균적인 성장 추세를 살펴보면, 2026년에는 달러의 총 명목가치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는 이처럼 비트코인이 성장할수록 대출 수요는 약해지고, 이로 인해 지난 수십 년 동안 법화가 초래한 부채의 엄청난 증가세는 진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트코인이 법화처럼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지만 거래 상대방 위험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저자는 “매일 50만 건의 비트코인 결제는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며, 그 과정에서 정부 당국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며 “사용자에게 그저 가치를 제공하고, 자유 시장에서 살아남으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비트코인의 상승이 혼란스러운 초인플레이션 붕괴가 아니라, 세계의 통화 운영 체제에 대한 질서 있는 업그레이드라는 저자의 주장은 암호화폐에 모든 것을 건 투자자들에게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법화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고, 그 자리를 비트코인이 보완 혹은 대체할 것이라는 그의 주장에 대해 법화 시스템으로 경제를 연구한 현재의 주류 학자와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여전히 적지 않은 반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아직은 제대로 통제되지 않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여전히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만 현재의 자본주의가 ‘위기’라는 그의 지적은 의미 있다. 화폐 시스템을 개혁하면서까지 왜 정부를 불신하게 됐는지, 세계의 경제학자들과 정책 정책결정자들이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3만8000원.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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