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의협) 간 내년도 의원급 수가(酬價·의료서비스의 대가)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연속 3년째다.
31일 건보공단과 의협에 따르면 이날 양측의 2차 최종 수가협상이 오후 10시 10분께 결렬로 끝났다. 수가협상단에 참여한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는 협상장 퇴장 후 취재진에 "처음부터 우리가 계속 강력하게 (철회를) 요구했던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결국 공단이 하겠다는 뜻을 유지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협상이 무의미해져 결렬됐다"고 말했다.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현재 행위별 수가에 곱해지는 '환산지수'를 필수의료 등 저평가된 의료행위에 한해 더 올리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행위 유형과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환산지수를 일괄적으로 인상해왔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시도했지만, 의협의 강한 반대로 무산됐다.
의협은 지금도 수가는 어느 과를 막론하고 굉장히 박하기 때문에 정부가 모든 과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보상 불균형 해소를 위해 차등 적용을 추진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최성호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공단이 2차 협상에서 '검체영상·처치·수술 등 전체 인상률 1.9%에 (별개로) 플러스 0.2%(포인트)를 준다'고 했는데 0.2%를 어떻게 분배하는지가 나오지 않았다"며 "그게 차등 적용이라고 판단했고, 그래서 2차 최종협상을 끝으로 더 이상 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안나 이사는 "공단은 '차등 적용'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인센티브'라고 표현했지만 얼마를 어디에 적용한다는 것도 밝히지 않았다"며 "어디에 나눠줄지는 수가 협상이 끝나고 다시 보겠다고 했는데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의 정상적 수가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전혀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