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 머물러온 대기성 자금이 대거 투자 시장으로 이탈하는 머니무브가 감지되고 있다.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잇따랐던 올 4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증시·가상자산 등 주요 투자처로의 자금 이동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직전인 4월보다 2조 2316억 원 줄어든 614조 10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은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데 직전 달(-31조 5511억 원) 대비 감소 폭은 줄었지만 두 달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예적금 상품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5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89조 7062억 원으로 전월보다 16조 8232억 원 확대됐다. 저원가성 예금 유치를 위해 시중은행이 고금리 예적금 상품 출시를 늘리면서 3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정기적금 잔액 역시 33조 4832억 원으로 1조 302억 원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코스피가 연중 최고점을 거의 회복하며 증시 랠리를 기대한 자금이 투자처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에도 조 단위 IPO 등이 예고돼 있어 저원가성 예금을 중심으로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5월 말 기준 1987조 5056억 원으로 전달보다 10조 6692억 원 늘어났다. 올 4월 대규모 IPO 등의 여파로 18조 4415억 원 감소했던 것에서 1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