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한 서울시 의원이 ‘케겔 운동'을 저출생 대책으로 내놓은 것에 대해 “인간을 능멸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의 저출생 대책에 대해 비판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조이고 댄스’다. 조이고 댄스란 괄약근에 힘을 줘 골반 근율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으로 지난 3월 덕수궁 돌담길 인근에서 열린 저출산 대책 행사에서 소개된 바 있다. 이 행사에 참여한 김용호 서울시 의원은 "괄약근에 힘을 조이는 케겔 운동을 이용해 저출생을 극복하려는 의도"라며 "자궁이 건강하고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해지다 보면 출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며 "결혼 후 아기를 가질 때 더 쉽게 임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20일 서울시 본회의에서도 이 운동을 소개하며 직접 시연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최근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이 저출산 대책이랍시고 '조이고 댄스' 캠페인을 하자는 얘기를 했다. 어떻게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나"라며 "서울시에서 내려온 대책 중 정관 복원 수술 지원정책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최근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는 여학생을 1년 조기입학 시키면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며 "진정한 대책인가. 기가 막힌다"고 꼬집었다.
네티즌들의 반응 역시 차갑다. 한 네티즌은 “괄약근 힘이 없어서 저출산이겠냐” “만든 사람이 많이 하고 많이 낳아라” 등의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저출산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 설치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결혼, 출산, 양육, 교육, 취업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신속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은 범국민적인 토론과 사회적 합의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이를 통해 국가적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여당에서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패키지 법안을 냈다"며 "여야가 다툴 것은 다투더라도 국가적 과제가 있다면 여야와 정부가 힘을 모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