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교착 상태인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관례 타령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안을 준비해서 오라”고 쏘아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법이 정한 원 구성 마감 시한(6월7일)이 다가오는데 국민의힘은 관례 운운하면서 협상을 지연하고 회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원내 2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는다는 국회 관례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두 상임위를 반드시 확보하겠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평소에는 법과 원칙을 좋아하는 국민의힘이 왜 원 구성 협상에서는 관례 타령을 하며 생떼를 쓰는 것인가”라며 “국민의 염원과 법을 무시하는 관례가 절대 지켜야 할 원칙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 구성 논의가 진행된 지난 3주 동안 국민의힘이 협상안이라도 내놓은 적이 있었느냐. 총선 민심을 부정하고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서 그저 시간만 질질 끌어오지 않았느냐”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회법이 관례보다 더 중요하고 더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원 구성 법정 시한인 7일까지 여야 협상이 불발되면 단독 표결을 통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정부의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추진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긴장감을 높여 정권이 처한 위기를 모면하려는 나쁜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물 풍선을 보낸 북한의 행태도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정말 유치하고 졸렬하다”고 했다.
그는 “휴전선 인근에서 고사포탄이 날아다니던 시절로 되돌아가자는 말인가. 긴장이 격화되고 무력 충돌이 벌어지면 그 후과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얼차려 받다 숨진 훈련병의 영결식이 열리는 날 맥주 파티를 벌이며 어퍼컷 날리던 윤석열 대통령이 진짜 안보에 관심이 있기나 한 것인지 국민들은 냉정하게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긴장을 높이는 게 아니라 완화할 남북 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를 지킬 유연한 외교가 중요한 시점이란 점을 상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