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환갑 축하금’까지 달라는 노조…이러니 기업들 해외로 떠난다


기아 노동조합이 이달 초 무리한 직원 복지 혜택을 요구하는 임금·단체협약안을 사측에 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최대 64세 정년 연장 및 주 4.5일 근무제와 기본급 6.36% 인상 및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이었다. 정년 연장 등의 핵심 쟁점 외에도 상식을 벗어난 추가 요구들을 둘러싸고 노사 양측이 맞서고 있다. 노동자 본인과 배우자가 환갑을 맞았을 때 축하금을 100만 원씩 지급하라는 내용이 단협안에 포함됐다. 자녀 군 입대에 따른 휴가(2일)를 신설하고, 자녀 결혼 시 주는 휴가를 기존 4일에서 7일로 늘려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노조는 직원들이 휴양소로 쓸 수 있는 연수원 건립과 자녀들을 위한 수도권 기숙사 등도 요구했다.



대부분 사회 통념을 넘어서는 요구 사항들이다. ‘귀족 노조’라는 지적이 나올 법도 하다.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노조가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과 근로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억대 연봉을 챙겨가는 대기업 노조원들의 과도한 보상 요구는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박탈감을 심화시킨다. 최근에는 평균 1억 2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삼성전자 노조가 5.1%의 임금 인상률을 거부하고 파업을 시도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 개발 등으로 치열하게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는데도 노조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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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단협 시즌에 돌입하면서 경영계에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돈다. 무엇보다 우려하는 것은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한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도입 요구다.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 유연화 없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면 산업의 경쟁력 저하뿐 아니라 세대 갈등까지 초래할 수 있지만 노조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갈수록 높아지는 보호무역 장벽으로 인해 현지 공장 설립을 늘리고 있다.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하는 대기업 강성 노조의 행태는 우리 기업들의 해외행을 재촉할 뿐이다. 노조가 기업과 상생 협력하는 방안을 외면하면 궁극적으로 기업과 노동자가 모두 패자가 되는 ‘루즈루즈(lose-lose) 게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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