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방산, 세계최대 전시회 출격…'큰손' 동유럽 정조준

한화에어로·현대로템·LIG넥스원

17일 개막 '유로사토리' 참가

K9자주포·천무·K2전차 등 위용

폴란드·루마니아 등 적극 공략

현대로템의 K2전차현대로템의 K2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로사토리 참여 배너. 링크드인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로사토리 참여 배너. 링크드인


국내 방산 기업들이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방산 전시회에 나란히 출격한다.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무기 수입을 확대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폴란드·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주요 타깃이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기업들은 17일부터 닷새간 파리에서 열리는 ‘2024 유로사토리’에 참가한다. 지난 2022년 한화디펜스를 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처음으로 참석한다. 세계 3대 방산 전시회로 꼽히는 유로사토리는 1967년 시작해 격년으로 열린다. 올해는 62개국 2000여 개 업체가 참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이번 전시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력 제품인 K9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IFV) 등을 선보인다. 현대로템 역시 K2전차는 물론 차륜형장갑차(30mm), 다목적유인차량(UGV)을 전시한다. LIG넥스원은 따로 실물을 전시하지는 않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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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방산 기업들은 유럽 방산 전시회에 잇따라 참석하며 세일즈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적극 공략 중이다. 지난 5월 한화에어로스페스와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기업들은 루마니아 방산 전시회 BSDA에 처음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루마니아는 2032년까지 주요 무기 도입에 399억 달러(약 54조 원)를 투입해 지역 안보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방산업체들은 유럽에서도 러·우 전쟁 장기화로 안보 위기가 커지고 있는 동유럽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에서도 각 사는 주력 제품의 우수한 성능, 빠른 납기, 대량 생산 등을 홍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방산 기업들은 동유럽에서 입찰 참여 계획부터 최종 계약까지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54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등 총 1조 4000억 원 규모의 수출 막바지 협상이 중이다. 만약 이번 수주까지 성공할 경우 K9 자주포는 10개 나라(노르웨이·루마니아·에스토니아·튀르키예·폴란드·핀란드 등)에 도입된다. 회사가 지난해 말 폴란드와 체결한 K9 자주포(152문) 2차 계약 최종 성사 여부 역시 이달 말 결정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주포 외에도 중동부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다연장 유도 미사일 ‘천무’를 적극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루마니아에서 K2 전차의 실사격 시험을 진행하는 등 신형 전차 도입 사업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다. 또한 최근 슬로바키아가 신형 전차 104대 도입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의 M1A2 에이브럼스, 독일의 레오파드 2A7 등과 함께 K2도 거론되고 있다. 폴란드와 1000대 규모의 수출 기본계약을 맺은 후 180대에 대해 1차 실행계약이 체결됐고 현재 2차 실행계약 협상 역시 진행 중이다.

국내 방산기업들이 동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유럽의 주요 방산 선진국까지 진출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유럽에서 K-방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견제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현재 20%인 EU 역내 무기 구입 비중을 2035년까지 60%로 올리겠다는 내용을 담은 ‘유럽 방위산업 전략’(EDIS)’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최근 “미국과 한국 무기 대신 유럽산 무기를 사자”고 노골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영국은 차기 자주포 도입 사업에서 경쟁력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은 K9 대신 독일 KMW사의 차륜형 자주포 ‘RCH-155’를 선택하기도 했다.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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