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임금 협상을 시작했다. 통상 사후조정을 신청한 노사는 합의 의지가 높다고 해석된다. 노사 모두 사후조정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다.
18일 중노위에 따르면 중노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삼성전자 사측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사후조정 회의를 시작했다. 비공개 회의에는 삼성전자 사측 3명, 노측 3명이 동수로 참여했다. 중노위 관계자와 중노위 공익위원이 사후조정 회의를 이끈다.
사후조정은 중노위에서 조정이 종료된 노사가 중노위에 다시 조정을 신청하는 제도다. 사후조정 회의는 횟수 제한이 없다. 또 노사는 사후조정 결정을 따를 의무도 없다.
하지만 통상 노사가 사후조정을 신청했다는 의미는 합의를 원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 중노위의 조정 중지를 통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은 노조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손우목 삼성노조 위원장은 이날 회의실에 입장하기 전 기자와 만나 “사후조정에서 사측이 전향적으로 바뀌면 대화로 잘 해결될 것 같다”며 “사후조정은 노사 관계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후조정은 삼성전자 사측이 먼저 제안했다. 손 위원장은 “(우리는 협상에서) 늘 합의하려고 한다”며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안건논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삼성전자노조 관계자는 “무인도에서 6박 7일간 집중교섭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 노사가 이날 첫 회의에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통상 사후조정 첫 회의는 노사가 서로 원하는 안을 제안하고 확인하는 일종의 상견례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손 위원장도 “회의를 시작해 봐야겠지만, 오늘 회의는 조정을 어떤 식으로 할지 등을 논의할 것 같다”며 “사측이 안건을 가져와 논의를 원한다면 응하겠다”고 말했다.
쟁점은 삼성전자 사측이 노사협의회와 맺은 임금협약의 유효성이다. 손 위원장은 “(우리는) 노사협의회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직원 동의를 받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측은 각오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올 1월부터 진행한 교섭에서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달 29일 파업을 결정하고, 파업 일환으로 동시 연차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