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신생아특례 대출 소득 기준 사실상 폐지…출산가구 특공 추가 1회 허용

저고위,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 발표

내년 이후 출산 가구 소득 요건 2.5억 이하 완화

공공분양 일반공급 내 50% 신생아 우선공급 신설

한 시중 은행에 신생아 특례 주택 대출 배너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한 시중 은행에 신생아 특례 주택 대출 배너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연 1~3%의 저금리로 주택 구입·전세 자금을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대출의 소득 기준이 사실상 폐지된다. 현재는 부부합산 소득 1억 3000만 원 이하 가구가 신청할 수 있는데 내년 이후 출산한 가구에 대해서는 2억 5000만원까지 완화된다. 이 경우 대부분의 출산 가구가 대출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기준이 사실상 폐지되는 셈이다. 또 청약시 결혼이 ‘패널티’가 아닌 ‘메리트’가 되도록 제도를 개편하고 출산가구 특별공급 기회도 확대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19일 오후 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주택 정책 관련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해 초 도입한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가능한 소득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다. 현재는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 중 부부합산 연 소득 1억 3000만 원 이하 가구가 신청이 가능하다. 정부는 올 3분기 부터 2억 원 이하로 완화한다고 발표했는데 내년부터는 이를 2억 5000만 원 이하로 추가 완화한다. 단 내년 이후 신생아를 출산한 가구에 한하며 3년간 한시 시행된다. 자산 요건(구입 기준 4.69억 원 이하), 대상주택(9억 원 이하) 요건은 그대로 유지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득 기준 완화를 통해) 출산한 가구에 대해서는 사실상 대출 허들을 없앤 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신생아 특례대출 기간 중 출산 시 추가 우대금리도 적용(0.2%p↓→0.4%p↓)한다.

수도권의 한 견본주택이 예비청약자들로 붐비고 있다. 서울경제DB수도권의 한 견본주택이 예비청약자들로 붐비고 있다. 서울경제DB




신혼·출산 가구를 위한 공급 물량도 늘린다. 우선 민간분양에서 신혼부부 특별공급(특공) 물량을 전체 물량의 18%에서 23%로 늘린다. 이 경우 연간 신혼부부 특공 물량이 연 3만6000가구에서 4만 6000가구로 1만 가구가 추가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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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올 3월부터 민간분양 신혼부부 특공에서 신생아 가구에 20%가 우선 배정되도록 했는데 이를 35%까지 늘린다. 공공분양에서는 일반공급 물량의 50%를 신생아 우선공급 물량으로 배정한다. 공공분양은 신생아 가구 특공이 따로 있는데 여기서 떨어진 신생아 가구는 다시 일반 분양에서 우선공급 물량에 청약할 수 있어 당첨 기회를 높일 수 있다.

이 밖에 공공임대의 경우 일반공급 내 신생아 우선공급(전체의 5%)이 신설되고, 공공지원 민간임대에서도 신생아 특공(5%), 일반분양 내 우선공급(30%)이 새로 생긴다. 국토부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출산가구에 당초 연간 7만 가구에서 12만 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한 공급도 확대한다. 올 하반기 중 수도권을 중심으로 그린벨트를 해제, 신규택지(2만 가구)를 추가 발굴해 신혼·출산·다자녀 가구에 최대 70%(1만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결혼·출산 가구에 대한 청약 요건도 완화한다. 대표적인 게 출산가구 특공 기회 확대다. 기존에는 특공에 한 번 당첨되면 다시는 특공에 지원할 수 없었는데 신규 출산가구는 특공 추가 청약 1회를 허용한다. 대신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신규 주택 입주 전까지)해야 한다.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특공에 당첨돼 현 주택에 살고 있는데, 대책 발표 이후 자녀를 추가로 낳았다면 더 넓은 주택에서 살 수 있도록 추가로 신생아, 신혼부부, 다자녀 특공에 지원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양 시 적용되던 결혼 패널티도 메리트로 전환한다. 공공·민영 주택 신혼부부 특공에 지원할 때 기존에는 배우자의 결혼 전 청약당첨 이력만 배제했는데 본인의 결혼 전 당첨이력도 배제한다. 또 신혼부부 특공 지원 시 입주자 모집공고 이전기간에도 필요했던 무주택 조건을 입주모집공고 시에만 충족하도록 완화한다. 공공분양 일반공급에 지원 가능한 맞벌이 부부 소득요건은 도시근로자 월 평균 소득의 200%(추첨제 기준)로 신설한다.

아울러 공공임대주택 거주 중에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 해당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소득‧자산 무관하게 재계약을 허용하고, 희망할 경우 넓은 평형으로의 이주도 지원한다. 또 뉴홈 선택형(6년 거주 후 분양전환 선택)에 청약당첨돼 신규 출산한 가구는 최소 거주기간(3년)만 경과해도 분양 전환 기회를 부여한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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