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알리에 유튜브·틱톡샵까지…방어전 나선 韓커머스 한숨

유튜브. 국내 사용시간 압도적 1위

MZ세대 광고보다 크리에이터 선호

틱톡샵 韓 시장 진출 앞서 선점 전략

유튜브, 국내거래액 4년후 7조 전망

CJ온스타일 등 라이브커머스 대응 강화

뷰티유튜버 씬님이 클렌징오일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카페24뷰티유튜버 씬님이 클렌징오일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카페24




유튜브가 쇼핑 스토어를 발판으로 한국 e커머스시장 공략을 본격화하자 국내 e커머스 업계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유튜브까지 가세함에 따라 성장은커녕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1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가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개설 기능을 출시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구글이 e커머스 사업의 전초기지로 한국을 택한 데엔 크리에이터에 기반한 쇼핑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한국만큼 소비자들이 영상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SNS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자로 부상한 틱톡이 커머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유튜브가 맞불을 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샵은 동남아시아와 중동, 미국, 영국 등에 진출해있으며 한국에선 지난해 말 상표를 출원하는 등 국내 상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틱톡샵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배 오른 200억달러(약 27조 원)로 추정된다. 인스타그램도 지난달 광고주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크리에이터 마켓플레이스’를 국내에 도입한 바 있다.

업계에선 유튜브 쇼핑의 파급력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유튜브 사용시간이 압도적으로 길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유튜브 앱의 지난달 사용시간은 18억210만8742시간으로 카카오톡(5억6587만7442시간), 인스타그램(3억8993만7341시간), 네이버 앱(3억4351만8636시간)을 멀찌감치 제치고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유튜브는 동영상 서비스로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점하고 있어 쇼핑과의 연계가 더욱 수월하다는 관측이다.

유튜브 쇼핑 관리자용 화면 / 사진 제공=카페24유튜브 쇼핑 관리자용 화면 / 사진 제공=카페24



여기에 주류 소비층인 MZ세대의 소비 성향도 유튜브 쇼핑 활성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영상 정보를 통해 소비를 결정하는 성향이 강하다. 또한 광고보다 크리에이터를 보고 제품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뷰티·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해박한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평가하는 만큼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영상 기반 SNS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점차 다른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유튜브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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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벌써부터 유튜브 쇼핑의 흥행을 점치는 분위기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올해 3조 원 규모에서 2026년 10조 원으로 연평균 50%씩 성장할 전망”이라며 “유튜브 쇼핑 국내 총거래액(GMV)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해 2028년 6조7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e커머스 관계자는 “생필품의 경우 지금처럼 전통적인 e커머스 업체들이 이어갈 수 있지만 패션·뷰티 시장은 크게 바뀔 수 있다”며 “강력한 팬덤을 무기로 대형 채널을 보유한 크리에이터들을 등에 업은 유튜브가 관련 마켓을 싹쓸이할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지금도 치열한 경쟁 탓에 수익성이 떨어진 e커머스 업체들의 생존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내 상거래 플랫폼 선두 업체 쿠팡은 중국 e커머스의 공습에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531억 원으로 전년 동기(1362억원) 대비 61% 줄었고 당기 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향후 유튜브가 장악할 가능성이 있는 패션·뷰티는 마진이 높은 시장인데 이를 빼앗기면 타격은 더 커진다. 한 국내 패션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쉬인이 들어오고 원가 절감에 대한 압박이 커졌는데 유튜브까지 들어오면 우려가 더 크다”며 “지금도 상황이 좋지 않은데 고객을 더 빼앗기면 파산하는 업체도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유튜브와 경쟁해 라이브커머스로 대응책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특히 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 커머스 사업을 확장 중인데 CJ온스타일의 경우 관련 프로그램 편성을 올해에 전년 대비 70% 늘린다고 발표했다. 홈쇼핑 업체 외에도 11번가가 ‘라이브 11’을 운영하는 등 e커머스 업체들이 영상을 커머스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유튜브의 국내 시장 진입과 맞물려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김기혁 기자·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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