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달리던 택시 안에서 운전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교수가 재판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21일 대전지법 형사4단독 심리로 열린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A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 공판에서 A씨는 변호인 없이 혼자 법정에 나와 "법적 다툼의 여지 없이 공소사실을 다 인정하기 때문에 별도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재판부가 택시 기사를 폭행한 이유를 묻자 "술에 취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서초구에서 대전으로 가는 택시를 탄 뒤 차 안에서 술에 취해 운전기사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리고 팔을 잡아당기는 등 운전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택시 기사는 경찰에 신고한 뒤 경기도 한 휴게소에 차를 세웠고,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출동한 경찰관 얼굴을 폭행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택시 블랙박스 영상에는 A씨가 택시 뒷좌석에 앉아 택시 기사의 오른쪽 어깨 부위 옷을 수차례 잡아당기고 택시 기사의 오른쪽 뺨을 몇차례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출동한 경찰관이 뒷좌석 문을 열자 택시에서 내리지 않은 채 경찰관 뺨을 때리는 모습도 담겼다.
A씨는 "피해 택시 기사와 합의를 위해 연락처를 수소문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면서도 "오늘 재판에 앞서 법원에서 우연히 피해자를 만나 사과를 드렸다"고 밝혔다.
A씨는 '중한 범죄라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재판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8월 2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