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이 착용한 패션 아이템이 일본에서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스타일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소화하는 ‘디토(Ditto)’ 소비가 일본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재팬이 자회사 큐텐재팬의 패션 서비스인 ‘무브(MOVE)’에서 K-패션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달 할인행사 기간인 메가와리(6월 1일~12일) 동안 패션 브랜드 ‘바잘(VARZAR)’ 제품이 지난 3월 행사 대비 2배 이상 많이 팔렸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해도 44% 오른 수치다.
바잘은 국내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애용하는 K패션 브랜드다. 트와이스와 BTS 등 많은 연예인들이 착용하면서 일본 내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바잘의 대표 상품인 ‘스터드 로고 오버핏 볼캡’은 ‘무브’ 내 패션 카테고리 전체 1위를 차지하면서 누적 매출 60억 원, 상품 리뷰수 2만 2000개를 기록 중이다. 바잘은 이번 달 행사 기간인 12일 동안에만 2억 엔(약 17억 4000만 원) 어치를 팔았다.
와이케이, 키르시 브랜드 아이템도 라이즈(RIIZE), 아일릿(ILLIT) 멤버가 착용하며 일본에서 K팝 스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와이케이는 6월 제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47%, 직전 3월 행사 대비 2배 뛰었다.
키르시의 대표 제품 ‘키르시 반소매 티셔츠 세트’는 이번 메가와리 행사 기간 중 ‘무브’ K패션 랭킹 3위에 올랐다. 키르시는 티셔츠 인기에 힘입어 이번 행사 기간 중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직전 행사 대비 61% 증가했다.
일본 내 K팝 스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K패션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번 메가와리 기간 동안 ‘무브’ 패션 랭킹 톱10에 K패션 제품 5개가 올랐다. K제품의 매출 비중도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특히 로고 레터링 티셔츠, 모자, 수영복, 원피스 등이 큰 인기를 얻었다.
K패션을 찾는 일본 고객이 급증하면서 일본에 진출하려는 K셀러도 급격히 많아졌다. ‘무브’ 내 K셀러는 서비스 론칭 직후였던 지난 2022년 200명 수준에서 올해 800명 수준으로 늘었고, 판매 제품은 2만 개에서 20만 개로 폭증했다.
김계훈 이베이재팬 패션실장은 “일본에서 K문화 열풍이 확산하고 디토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K팝 스타가 입기만 하면 바로 매출로 직결되는 성공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일본 MZ 세대들의 소비 문화를 반영해, 앞으로도 기본 패션 아이템은 물론 액세서리, 스포츠 카테고리, 피트니스웨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K패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