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 아리셀 2년간 피해간 '화재안전조사', 시행률 고작 '5%'

소방청 6개년 통계자료 전수조사

지난해 전체 조사대상 165만곳중

실제 점검받은 곳은 9만개소 불과

2019년 22.1%에서 '수직 낙하'

코로나19 거치며 인력 줄어든 여파

당국 "올해도 회복 여부 불투명"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청에 '화성 아리셀 화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25일 오전 경기 화성시청에 '화성 아리셀 화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화재로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경기 화성 1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이 2년간 화재안전조사(구 소방특별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인 가운데 막상 조사대상으로 선정된 곳들 중에서도 실제 점검을 받은 비율은 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점검율이 4분의 1토막이 난 후 몇 년째 반등하지 못하면서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소방청의 ‘화재예방 및 안전관리 통계자료’ 6개년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조사대상인 165만 5914개소 중 5.6%인 9만 3362개소에만 화재안전조사가 실시됐다.



화재안전조사는 소방당국이 소방시설 등의 적법 설치 및 관리, 화재발생 위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현장조사 활동을 말한다. 점검 결과 ‘불량’ 판정이 내려질 경우 소방당국은 행정명령, 입건, 과태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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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 2019년에는 각각 14.2%, 22.1%의 실행률을 기록했지만 2020년 4.2%로 급감했고 이어 2021년, 2022년에도 각각 3.9%, 5.6%로 한 자리수에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전라북도의 경우 20.4%로 평균의 4배에 달하는 성과를 냈으나 부산(2.4%), 창원(2.4%)를 비롯해 이번 화재 발생지인 화성시가 위치한 경기남부(3.4%)는 평균 반토막 수준의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앞서 조사 시행률이 너무 낮다는 지적은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에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소방청 측은 코로나19 여파가 크다고 설명하며 2023년에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대가 무색하게도 지난해 시행률은 2022년도와 소숫점 자리까지 똑같은 수치를 기록하며 제자리걸음하는 데 그쳤다.

한자릿수 낮은 시행률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는 인력난이 꼽힌다. 코로나19 창궐 당시 대면 검사가 대거 유예되면서 조사요원 인원수를 상당수 줄인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국 소방관서 및 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는 화재안전조사 요원은 지난해 1만989명으로 2020년(7057명)보다는 늘었지만 2019년(1만4740명)과 비교해선 여전히 25% 적었다.

소방청 관계자는 “한정된 인적 자원을 투입해 조사를 진행하다보니 현실적으로 모든 곳을 점검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올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시행률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은 아리셀에 대해 부실 점검 논란이 지속되자 25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전국 전지 관련 213개 시설을 대상으로 긴급 화재 안전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대해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노총은 “매번 비슷한 참사가 반복되는 것은 제대로 된 대책이 수립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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