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하면 국제 협약인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다시 탈퇴할 것이라고 캠프의 관계자가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캠프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리 협정을 재탈퇴할 계획이냐는 질의에 "그렇다, 그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파리 협정은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전과 비교해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순 배출량 '0'을 위해 각자 실천적 노력을 기울이자는 협약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6년 파리 협정을 비준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것이 기업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취임 첫해에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다시 파리 협정에 복귀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1기에 이미 파리 협정을 탈퇴한 만큼 그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재탈퇴하겠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대선 TV 토론에서 파리 협정이 미국의 돈을 뜯어 가는 '바가지'(rip off)이자 '재앙'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정책에 반대하는 석유 업계에서는 이미 파리 협정 탈퇴에 필요한 대통령 행정명령 초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폴리티코에 전했다.
석유업계에서 일하는 한 변호사는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는 파리협정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 초안의 "몇 가지 다른 초안"이 존재한다면서, 그중에는 미국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도 탈퇴한다는 초안도 있다고 전했다.
1992년 채택된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이후 채택된 파리협정, 교토의정서 등을 비롯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모든 국제적 논의의 기반이 되는 협약이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미국을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시킨다면 이는 국제 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결정이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탄소 배출 지원 등 협약 이행에 필요한 자금을 가장 많이 대고 있는 미국이 여기서 탈퇴한다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국가 간 협력은 사실상 무산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전망했다.
또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한다면 이후 집권한 다른 미국 대통령이 파리 협정에 재가입하기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트럼프 캠프의 레빗 대변인은 미국의 유엔기후변화협약 탈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