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독일에서 유덕고려학우회를 결성해 외교 독립운동을 펼친 황진남·이의경·김갑수 지사 3명을 ‘7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낯선 독일 땅에서 한국의 처참한 현실을 알리고 독립운동에 매진한 젊은 지식인들로 유럽 최초의 한인 유학생 단체인 ‘유덕고려학우회’를 결성해 각종 선전물을 제작·배포하고 국제회의를 통해 일본의 침략 행위와 한국의 상황을 세계에 알렸다.
함흥 출생인 황 지사는 1920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외무부 참사로 임명돼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대에서 유학했다.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일본에서 무고한 조선인들이 대량 학살되는 만행이 자행되자 진상을 조사하고 ‘한인 학살’과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전단을 제작해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고 항일 의지를 대외에 알렸다. 또 재독한인대회가 개최되자 ‘한국에서 일본의 유혈 통치’라는 전단을 배포하고 각국의 정부와 국민들이 한국 독립을 적극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해주에서 태어난 이 지사는 이미륵이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가다. 경성의학전문학교 재학 중 3·1운동에 가담해 ‘국치기념경고문’을 인쇄·배포하는 활동으로 일제에 수배돼 상하이로 망명한 후 뮌헨대에서 유학했다. 1927년 벨기에 브뤼셀의 에그몽궁에서 ‘세계피압박민족대회’가 개최되자 한국 대표단으로 참가해 한국 내 총독 정치 철폐, 한국의 독립 확보,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승인 등을 제안해 결의문에 포함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서천 출생인 김 지사는 1915년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조선인 유학생회를 이끌며 항일운동에 투신했다. 1921년 상하이임시정부에서 파송하는 유학생 16명을 인솔해 독일 유학길에 올라 뷔르츠부르크대에서 유학했다. 1921년 베를린에서 결성된 유럽 최초의 유학생 단체 ‘유덕고려학우회’의 첫 간사장을 맡았고 기관지인 ‘회보’라는 잡지를 발행했다. 독립운동의 불모지 독일에서 홍보물을 배포하고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독립 의지와 열망을 알린 재독 한인 학생들의 활동은 해외 독립운동사에 큰 이정표를 남겼다.
정부는 이들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황 지사와 이 지사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김 지사에게는 건국포장을 각각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