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이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정부질문을 하는 기간에는 기본적으로 안건 상정이 없다. 그것이 20대, 21대 국회의 관례고 오랫동안 지켜온 일종의 원칙”이라며 “그런데 오늘부터 3일 간 대정부질문을 하게 돼 있는데 그때 안건을 상정한다는 건 여야 간 합의도 없고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국회의장이 함께 편승, 동조하면서 안건을 강행 처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는 이날부터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을 실시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대정부질문 이후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과 방송4법의 단독 처리를 예고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면 민주당은 토론 시작 24시간이 지난 후인 3일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토론을 강제 종료할 수 있는 '토론 종결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추 원내대표는 앞서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민주당을 향해 “어렵게 정상화된 국회를 의사일정 합의 없는 일방적 법안 처리로 다시 파행시키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여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원 구성도, 임시회 일정도 양보했다"며 "이제 야당도 수적 우위를 과시하며 힘만 앞세울 게 아니라 다수당다운 책임을 보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법제사법위 등 각 상임위 의사일정과 안건 처리를 일방적으로 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짐이 곧 국가라던 절대왕정 시대처럼 아버지 이재명이 곧 민주당, 민주당이 곧 국회라는 식의 오만의 극치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폭로성, 정쟁성 발언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반복돼 최근 대정부질문 무용론이 꾸준히 제기된다"며 "부디 이번 대정부질문은 차분하고 꼼꼼하게 정책을 점검하고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