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보험사 '실적 뻥튀기' 논란…새 보험회계 메스 댄다

◆'IFRS17' 개선 논의 본격화

실적 부풀리기 논란 확산되자

금융당국 공동협의체 첫 회의

중구난방 보험계약 산출 기준

구체적 가이드라인 마련할 듯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새 회계제도 ‘IFRS17’의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한 금융 당국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외부 전문가와 금융감독원 내부 직원이 함께 논란이 되는 주요 이슈에 대한 ‘스터디’를 시작해 개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올 3분기 보험사의 실적 발표 전까지 개선 방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 업계에서는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보험서비스계약마진(CSM) 산출 기준 등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차수환 보험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IFRS17 감독·지원을 위한 공동협의체 회의를 진행했다. 올 4월 협의체 구성 계획을 밝힌 뒤 처음 열린 회의다. 이날 회의에서는 IFRS17 도입에 따른 장단점과 주요 이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앞서 금감원은 보험개혁회의를 출범시키고 ‘IFRS17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새 회계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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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도입한 지 1년여밖에 안 된 새 회계제도에 손을 대기로 한 것은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실적 부풀리기’ 등 논란이 확산되면서 보험 회계제도에 대한 불신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IFRS17은 두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우선 이전 회계제도인 IFRS4와 달리 보험부채(보험금)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시장금리나 위험률 등 상황에 따라 처음 평가했던 보험부채가 나중에 달라질 수도 있다. 두 번째는 보험사의 자율성을 이전보다 더 많이 보장해주고 있어 각 보험사가 정한 계리적 가정에 따라 실적이 바뀔 수 있다.

특히 가장 큰 논란이 되는 것은 보험사의 CSM 산출 방식이다. 특히 CSM 상각률이 주목받고 있다. IFRS17에서 보험수익은 CSM 상각을 통해 결정되는데 보험사는 기존 CSM에 신계약 CSM을 합한 후 상각률을 곱해 순이익을 정하게 된다. 이때 상각률이 높으면 상각액이 커지면서 순이익도 늘어난다. 상각률을 높게 잡을수록 초기에 이익의 규모도 커지는 만큼 최근의 보험사의 실적이 급증한 것이 상각률을 과도하게 높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회계에 적용되는 예실차(예상되는 지급 보험금·사업비 등의 현금 흐름과 실제 현금 흐름의 차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예실차가 플러스라면 보험사 예측치보다 보험금이 적게 나갔다는 뜻이고 반대로 마이너스라면 보험금 지급이 예상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만약 예상 지급 보험금을 낮게 잡았다가 실제로 더 많은 보험금이 나갔다면 보험사의 이익은 줄어들게 되는데 보험사들이 예실차를 조정해 순익을 크게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보험사가 판매를 늘리고 있는 무·저해지상품이나 해약 환급 준비금도 마찬가지다. 보험사의 회계 기준에 따라 회계상 변동이 생길 수 있다. 무·저해지상품은 해지율 가정에 따라서 보험사의 실적이 변동될 수 있고 보험계약 취소에 대비해 쌓는 해지 환급 준비금도 적게 쌓을수록 보험사에 유리하다.

한 보험사 고위 임원은 “보험사에 자율성을 확대하는 회계제도인 만큼 당국이 일일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지만 혼란이 적지 않은 만큼 손 놓고 있을 수도 없을 것”이라며 “보험 업계에서 새 회계제도 도입 전부터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던 만큼 개선안을 서둘러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준비 부족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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