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반도체 사업의 올해 상반기 성과급이 최대 기본급의 75%로 확정됐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서 지난해보다 성과급 규모가 대폭 커졌다. 8일부터 예고된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총파업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다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목표 달성 장려금(TAI) 지급률을 공지했다. TAI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 중 하나로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실적을 토대로 소속 사업 부문과 사업부 평가를 합쳐 최대 월 기본급의 100%까지 차등 지급한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기본급의 37.5∼75%를 받는다. 사업부별 지급률은 △메모리 사업부 75% △파운드리 사업부 37.5% △시스템LSI 37.5% △반도체연구소 50% 등이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경우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각각 기본급의 50%, 75%를 받을 것으로 공지됐다. TV 신제품과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 호조 덕인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을 겪은 생활가전 사업부는 25%의 성과급을 받는다.
올해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DS 부문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성과급 규모도 커졌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1분기에 영업이익 1조 9100억 원을 기록하며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2015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DS 부문은 TAI로 매번 최고치인 월 기본급의 100%를 받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실적 둔화로 그해 하반기 반토막 난 50%를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유례없는 반도체 혹한으로 메모리 12.5%, 파운드리·시스템LSI 0%로 TAI가 결정되며 제도 시작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메모리 사업부의 TAI 지급률이 예상보다 크게 뛴 건 밝은 메모리 시장 전망을 반영한 것과 동시에 ‘노조 달래기’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직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전삼노가 세를 불린 시기도 사실상 ‘제로 성과급’이 확정된 올해 초부터였다. 전삼노는 8일부터 10일까지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서 무노동 무임금 총파업을 하고 차도가 없을 경우 그 다음 주 2차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5일 발표될 DS 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조 원, 5조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