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로코에 5조 원대 규모의 고속철도 등 한국형 철도차량 수출을 추진한다. 성사될 경우 우즈베키스탄에 이은 K-철도 수출 성공기가 된다. 중동과 아프리카가 한국형 철도차량 수출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파나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지난 4일 모로코로 이동해 한국형 철도차량의 수출 지원활동을 펼쳤다고 5일 밝혔다. 박 장관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지난 2일까지 파나마를 방문한 데 이어 모로코로 이동해 모하메드 압델잘릴 교통물류부 장관과 모하메드 라비 클리 철도청장과 면담했다. 박 장관은 이들과 양국 간 철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한국 기업이 모로코의 철도차량 구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유일의 고속철도 보유국이자,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철도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는 나라로 2015년 '모로코 철도 비전 2040'을 공표하며 총 4410㎞의 철도노선을 확충할 계획이다. 모로코는 또 스페인, 포르투갈과 공동 개최하는 2030년 FIFA 월드컵 기간 중 안정적인 승객 수송을 위해 5조 원 규모의 철도차량 구매사업도 추진 중이다.
차량 구매사업 입찰 마감일은 오는 9일이다. 국토부는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인 한국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수주 지원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에는 2030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스페인의 카푸, 탈고와 모로코의 기존 고속철도 차량을 제작한 프랑스의 알스톰, 중국 국영 철도기업인 중국중처(CRRC) 등이 참여한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박 장관은 모로코 측에 한국의 철도차량을 구매하면 차량 공급을 넘어 운영·유지보수 기술 교류와 전문인력 양성 등 양국 간 철도 분야의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양국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우즈베키스탄으로의 첫 고속철도 수출 사례와 함께 한국 기업의 차량제작 및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유지보수 등 기술력을 홍보했다. 압델잘릴 교통물류부 장관은 "모로코 철도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적극 환영한다"며 양국 간 기술 교류 강화를 희망하는 뜻을 밝혔다고 국토부가 전했다.
이에 박 장관은 압델잘릴 장관을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글로벌인프라협력컨퍼런스(GICC)에 초청하고, 교육 연수, 전문가 교류 등을 통해 모로코와 철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박 장관은 "모로코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폴란드 등 해외 철도시장이 폭발적으로 열리고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 K-철도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홍보하고, 국가철도공단, 코레일, 민간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해외철도사업 수주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