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골프 팬들의 시선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퍼터에 쏠릴 것이다. 10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눈앞에서 놓쳐버린 그 퍼터는 또다시 매킬로이를 배신할 것인가, 아니면 믿음직한 무기로 재탄생할 것인가.
11일(한국 시간) 스코틀랜드 노스버윅의 더르네상스클럽(파70·7237야드)에서 시작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총상금 900만 달러)은 매킬로이의 2연패 도전 무대다. 지난해 이 대회는 매킬로이의 최종 라운드 14번 홀(파3) 11m 버디 퍼트 성공이 하이라이트였다. 이 퍼트로 공동 선두로 올라선 그는 17·18번 홀 연속 버디로 역전 우승에 다다랐다. 살벌한 강풍 속에서도 그린 위 매킬로이는 누구보다 평온했다.
올해의 매킬로이는 그린 위에서 누구보다 혹독하게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달 17일 끝난 메이저 US 오픈 최종일. 매킬로이는 막판 세 홀에서 2개의 짧은 퍼트 실패로 준우승했다. 18번 홀(파4)에서 1.2m 파 퍼트를 놓친 바람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1타 차 우승을 넘겨줬다. 앞서 16번 홀(파4)에서도 비슷한 거리의 파 퍼트를 넣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프로 경력 17년을 통틀어 가장 힘든 날”이라고 토로하며 대회 참가 계획을 취소하고 두문불출했다. 그러고 나서 나서는 첫 대회가 제네시스 스코티시다.
DP월드 투어와 공동 주관인 이번 대회는 디 오픈 전초전이기도 하다. 이 대회 바로 다음 주인 18일에 스코틀랜드 로열트룬GC에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디 오픈이 열린다. 제네시스 스코티시 기간 회복한 퍼트감을 확인하고 기세를 이어 로열트룬에서 메이저 트로피를 든다면 매킬로이와 그의 팬들에게는 완벽한 서사가 될 것이다.
잰더 쇼플리(미국)와 콜린 모리카와(미국),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 등이 이번 주 매킬로이의 PGA 투어 통산 27승째를 막아설 만한 강자들이다. PGA 투어의 한국 선수로는 김주형·안병훈·임성재·김시우·이경훈이 출격하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배정된 출전권 3장으로 이정환·박상현·함정우가 나선다. 지난해 대회에서 안병훈은 공동 3위, 김주형은 공동 6위에 올랐었다.
8일 미국 일리노이주 TPC디어런(파71)에서 끝난 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에서는 데이비스 톰프슨(미국)이 28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 데뷔 후 첫 우승. 2위 그룹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상금 144만 달러(약 19억 8000만 원)를 챙겼다. 이 대회에는 2장의 디 오픈 출전권이 걸려 있었다. 2위 그룹 가운데 세계 랭킹이 제일 높은 판정충(대만)이 톰프슨과 함께 디 오픈 티켓을 따냈다.
임성재는 버디 9개(보기 2개)로 7타를 줄여 20언더파 공동 12위다. 전날과 비교해 순위를 아홉 계단 끌어올렸다. 1타만 더 줄였다면 공동 7위에 오르는 것이었다. 최장 341야드의 장타를 뽐낸 미국 동포 김찬도 12위이고 김성현은 12언더파 공동 34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