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허위 인터뷰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대선 직전 허위 인터뷰로 윤석열 대통령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이준동 부장검사)는 이날 배임증재·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청탁금지법 위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김 씨를, 배임수재·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청탁금지법 위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공갈 등 혐의로 신 전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과 공모해 허위 사실을 보도한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한상진 기자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와 신 전 위원장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의혹과 관련한 허위 인터뷰를 보도되게 하고, 그 대가로 1억 6500만 원을 주고 받으면서 이를 책값으로 위장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2021년 9월 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씨를 만나 ‘윤 대통령 후보가 대검 중수부 2과장이던 시절,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인터뷰했고, 뉴스타파는 이를 대선 사흘 전인 이듬해 3월 6일 보도했다. 김 씨가 허위 보도 대가로 녹취 5일 뒤인 2021년 9월 20일 신 전 위원장이 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 책 3권 값으로 위장해 1억 6500만 원을 건넸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앞서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김 씨가 보도 시점을 조율했다는 의혹에 관련해서는 뉴스타파 내부에서 보도 시점을 결정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가 자신의 연루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프레임을 짠 뒤 언론에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 씨에 대해서는 공갈 혐의도 적용했다. 신 씨는 2022~2023년 사이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이던 정기현 씨에게 ‘내가 당신에게 건넨 혼맥지도의 양도를 허가한 적이 없는데, 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했으니 1억 5000만 원을 달라. (책값을) 주지 않으면 인간관계를 단절시키겠다’는 취지로 협박해 4700만 원을 갈취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이날 “이 사건 피해자인 윤 대통령은 별도로 검찰에 처벌 불원 의사를 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대통령실은 이 사건을 ‘희대의 대선공작 사건’이라는 대국민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검찰은 뉴스타파 외에 다른 언론사들에서도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된 과정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등이 개입했는지, 김 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언론인 등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맞는 사람들이 (김 씨의 인터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고 이 상황에 편승한 부분은 일부 확인했다”며 “민주당 관련 부분에 대해서도 아직 종결된 게 아니다”고 밝혔다.
